[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에 갑질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갑질 방지’ 대책을 내놨다. 부품 공급계약 강제 행위 등을 금지하겠다는 시정방안과 함께, 중소사업자 상생을 위한 200억원 규모 투자 계획도 제시했다. ‘갑질’ 대상이었던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구매 부품에 대한 기술지원과 품질보증 정책을 약속했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브로드컴 잠정 동의의결안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해당 동의의결안은 오는 10일부터 2월 18일까지 40일간 이해관계인 및 관계부처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거래상대방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 의견수렴을 거쳐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짓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결정하는 제도다.

브로드컴은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사에게 부품의 선적 중단, 구매주문 승인 중단, 기술지원 중단, 생산 중단 등 불공정한 수단을 통해 공급계약 체결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경쟁질서 회복방안을 제시했다. 거래상대방에게 자신의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않도록 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같은 시정방안을 이행하기 위해 독립적인 감독관을 선임해 공정거래법 준수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해 운영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200억원 규모 기금을 조성해 국내 반도체산업 상생도 지원한다. 한국반도체협회가 브로드컴과는 독립적으로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반도체 인재양성센터(가칭)’를 설립해 반도체 인재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또 중소 팹리스(반도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기업 창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설계센터(가칭)’을 설립해 운영하고, 반도체 시제품 기능과 성능 검증을 위한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 액수를 뛰어넘는 규모라는 설명이다. 심재식 시장감시국 제조업감시과장은 "정확한 피해규모 추산은 곤란하지만, 만약 (브로드컴에) 과징금을 부과했을 경우에 내릴 수 있는 최대 과징금 수준은 확실히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에 의한 피해규모를 수십억원대로 추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21년 애플코리아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아이폰 광고비와 수리비용 을 떠넘긴 혐의에 대한 동의의결 조치로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을 약속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장기계약 기간(2020년 3월 27일~2021년 7월 2일) 동안 구매한 부품에 대한 3년 동안의 품질보증을 약속했다. 또 삼성전자의 기술지원 요청에 대해서도 기술지원을 하기로 했다. 브로드컴은 경쟁사 배제를 목적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장기계약 체결을 강요하면서, 다른 회사의 제품을 이용할 수 없도록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과장은 "장기계약은 브로드컴에서 자발적으로 시정해 종료한해, 더이상 거래가 없는 상태"라며 "삼성전자에게 고의적으로 기술지원 요청을 지원하는 등 불이익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원천 배제하고자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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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이 제시한 이행계획에 대해서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점검한다. 브로드컴은 앞으로 5년 간 시정방안 이행에 관한 내용을 공정거래조정원에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는 ”공정위는 동의의결 개시 이후 약 130일 동안 브로드컴과 수차례 협의를 통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며 “최종 동의의결안은 의견수렴 절차 종료 이후 의견수렴 내용 등을 종합검토해, 다시 공정위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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