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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전해철-이인영, 중대선거구제 엇박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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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尹대통령, 중대선거구제 검토 환영"
이인영 "尹대통령, 일본 자민당 꿈꾸나"
중대선거구제, 계파정치·정계개편 촉매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86세대(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1960년대생)의 대표적인 인물인 전해철 의원과 이인영 의원이 중대선거구제를 놓고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언급 이후 민주당 내부의 균열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전해철 의원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 검토 필요성을 밝히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3월까지 선거제도 개편을 확정하는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였다.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인영 의원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꺼냈다. 불순하고 의심스럽다. 다당제는 들러리일 뿐, 속내는 일본 자민당이 되겠다는 심산이 아닙니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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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치인의 견해 차이는 정치 이력 그리고 향후 정치 행보와 맞물려 있다. 두 정치인은 공통점도 많지만, 차이점도 많은 인물이다. 전 의원과 이 의원은 1980년대 학생운동 출신 정치인을 상징하는 86세대의 일원이다.


1962년생인 전해철 의원이 1964년생인 이인영 의원보다 두 살 많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이인영 의원이 2004년 제17대 총선을 통해 먼저 데뷔했다. 반면 전해철 의원은 2012년 제19대 총선을 통해 데뷔했다. 이인영 의원이 4선, 전 의원이 3선이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을 대표하는 중진 의원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걸어온 길은 차이가 있다. 이인영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이라는 상징성을 지녔다. 재야 민주화운동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케이스다.


반면 전해철 의원은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참여정부 민정수석 출신이다. 전해철 의원은 이른바 3철(이호철, 양정철, 전해철) 중 한 명이다. 3철 가운데 유일한 현역 의원이기도 하다. 전해철 의원은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반면 이인영 의원은 김근태계(GT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민주당 내에서 재야 민주화 세력의 상징이었던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정치철학을 계승하는 정치인이다. 김근태계의 대표적인 인물은 우원식 의원과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등이 있다.


민주당 내 세력 구도를 분류하면 이인영 의원의 김근태계보다는 이른바 전해철 그룹이 훨씬 더 많다. 전해철 그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를 지원한 바 있다. 전해철 의원은 이재명 대표 쪽과는 여러 의미에서 껄끄러운 관계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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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선거구제와 관련해 전해철 의원과 이인영 의원의 찬반 논리는 정치 철학과 관련이 있다. 전해철 의원은 "승자독식 체제의 현행 소선거구 위주의 제도하에서는 정치권의 극한 갈등과 대립을 해소할 수 없고 국민의 뜻을 선거 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해철 의원은 "중대선거구제나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정치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제시되고, 최적의 대안을 찾는 논의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중대선거구제를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이인영 의원과 다른 점이다.


반면 이인영 의원은 "중대선거구제야말로 오히려 정치신인에게 불리하다. 여야,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기득권자, 유명한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돈 많은 사람들과 조직이 센 사람들에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의원은 "최선은 소선구제를 유지하고 350~400석으로 전체 의석을 늘리는 것이다. 늘리는 의석은 주로 비례 의석으로 둬야 한다. 석패율, 권역별 비례제 등을 늘어난 의석으로 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인영 의원은 "결국 중대선거구제는 윤석열 정권과 보수세력의 총선 정략, 더 나아가 장기집권 책략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대선거구제 추진을 둘러싼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고 있는 셈이다.


중대선거구제 논란을 단순히 선거 제도와 관련한 견해차로 보기 어려운 것은 정계 개편, 더 나아가 내각제 개헌 문제와 연동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계파 정치의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배경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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