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이태원 국조, 내일까지 기간연장 못하면 활동 종료
참사 52일 만에 개문발차한 이태원 국조
유가족 증언은 결국 못 듣나…野 "단독 소집"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78.6%.
지난해 여야가 공방 끝에 어렵사리 닻을 올린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에 대한 한 여론조사의 평가 결과다. 10명 중 8명에 달하는 국민이 여야 국조특위 활동에 대해 '정치적 공방만 주고받을 뿐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넥스트리서치·SBS, 2022년 12월30~31일 전국 유권자 1005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가 합의한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가 총 4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는 7일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정작 참사 피해자인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증언도 듣지 못한 채 맥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해 11월24일부터 특위 활동을 시작, 이태원 참사 발생 원인과 사고 전반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이후 12월 한 달을 '2023년도 예산안 합의'에 시간을 쏟으면서 제대로 된 국정조사는 연말, 참사 52일 만에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가까스로 첫발을 뗐다.
국조특위? 또 다른 '정쟁' 특위
국조특위는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결국 야 3당 단독으로 국조특위 전체 회의를 열어 증인채택 등을 의결했다. 예산 정국에 일정이 밀렸을 뿐만 아니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처리를 강행하는 야당과 이에 맞선 여당 간 갈등으로 한때 여당 특위위원 전원의 사퇴 사태가 일어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문발차한 국조특위는 한파가 몰아치던 12월 21일, 녹사평역에 위치한 합동분향소에서 18명의 특위 위원들과 전문가·유가족·취재진이 뒤섞인 혼란 속에서 문을 열었다.
이후 국회로 무대를 옮겨 1·2차 기관 보고를 통해 진상규명에 나섰지만, 두 차례 모두 미비한 자료 제출 때문에 각 의원이 본격적으로 질의응답을 하기까지는 각각 1시간가량씩 허비됐다.
책임소재를 다투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고는 하지만, 또 다른 여야 공방의 장으로 비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국정조사 무력화' 시도와 '이상민 장관 해임'에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닥터카 논란'에 천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2차 기관 보고 때에는 느닷없이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이 소환돼 국정조사 이슈를 삼켰다.
국민의힘 전주혜·조수진 의원은 용 의원 보좌진이 사적 대화를 '도둑 촬영'했다면서 용 의원의 국조특위 사퇴를 요구했다. 특위 활동 종료 3일을 남겨놓고 진행된 지난 4일 청문회에서도 용 의원의 퇴장을 요구하는 통에 20여분간 소란을 벌였다.
"여야가 합의한 3차 청문회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예정대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마무리된다면 국조특위는 '진실규명'이라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끝날 것으로 보인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용산이태원참사 대책본부장은 4일 국조특위 활동 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여야가 청문회를 3회 하기로 협의하고 일정을 의결했지만, 유가족과 생존자가 참여하는 3차 청문회는 증인과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최소 10일 이상의 국조특위 활동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4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입장은 최소 10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3차 청문회를 하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문회 일정 합의, 재발 방지 대책 관련 공청회 등을 고려할 때 열흘 이상의 국조특위 활동 기간 연장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여당이 답을 내놓지 않을 경우 야 3당 단독 연장을 추진하겠다는 엄포까지 내렸다. 이날 오전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오늘 저녁까지 (국정조사 연장 수용을) 기다려보고 끝내 기간 연장뿐 아니라 3차 청문회 개최, 증인 채택에 대해 여당이 부정적으로 나오고 거부한다면, 국정조사를 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야당 단독으로 기간 연장과 청문회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조특위 활동 기간 연장은 본회의 의결 사항이기 때문에 당장 5~6일 소집해야 한다. 특위 종료일이 토요일(7일)인 점, 계획서를 다시 만들어 본회의에 올려서 처리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 6일 금요일에는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남은 시간은 이날(5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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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의원들도 각자 자기 일정 등이 있는데 그런 것을 고려하면 오늘 중으로 빨리 여야가 합의해서 소집 시간을 공지해줘야 한다"며 "안되면 국회의장과 직접 얘기를 해서라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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