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터널 화재로 2시간 가까이 운행 중단
출근, 등교하는 사람들 버스정류장으로…만원버스 정류장 안 서기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최태원 기자] "지금 무악재·독립문 사이 터널에서 연기가 발생해…."


오늘(23일) 오전 6시44분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 경기도 고양시 일산 대화역에서 서울 송파구 오금역으로 향하던 열차가 멈춰 섰다. 출근을 위해 지하철에 탔던 시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최초 안내는 ‘연기 발생’이라는 단어였다. "터널에서 연기가 발생해 열차가 출발하지 못해 급한 승객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열차 밖으로 나가는 승객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내용의 안내 방송이 몇 차례 더 나간 이후에는 더 많은 승객이 열차에서 내렸다. 지하철 역사 밖으로 나오자 그야말로 ‘냉동고’였다. 이날 아침은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져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닥친 날이다.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졌다. 낮 최고기온도 영하 9도다.


서울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독립문역 사이 터널 내 선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23일 오전 무악재역 인근 정류장을 지나는 만원버스에 시민들이 몸을 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태원기자

서울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독립문역 사이 터널 내 선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23일 오전 무악재역 인근 정류장을 지나는 만원버스에 시민들이 몸을 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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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 홍제역 인근 중앙 버스정류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승객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버스정류장에서 출근을 기다리는 손님에 더해 3호선을 이용해 출근하려던 승객까지 버스 승강장은 대혼란이었다.

시내 방향으로 들어가는 700번대 버스와 7000번대 버스에는 사람들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들어찼다. 버스가 와도 타지 못할 정도로 입구부터 통로까지 승객이 가득했다. 버스 기사가 뒷문을 열어준 이후 어렵게 버스에 오른 승객들은 만원 버스에서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4분께 무악재역~독립문역 구간 선로에서 불이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1시간30분여 만에 진화됐다. 화재는 선로 바닥 고압 케이블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17대와 소방관 등 인력 69명을 동원해 7시54분께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이 불로 다친 시민은 없었으나 선로 케이블 4m가 소실됐다.


서울교통공사는 화재 진압 뒤 점검을 마치고 오전 8시12분부터 3호선 전 구간 운행을 재개했다. 집중배차 시간도 오전 10시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무려 1시간48분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출근길과 등굣길에 나선 시민들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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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운행 중단으로 시민들의 교통수단은 버스로 집중됐다. 서울시는 모든 시내버스 373개 노선에 대해 출근 시간대 집중배차 시간을 오전 10시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강추위 속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만원 버스를 보며 발만 동동 구르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무악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모씨(65)는 눈썹에 살얼음이 맺힌 상태였다. 정씨는 "홍제역에서 왔는데 지하철도 막히고 몰린 사람들로 버스 정류장도 사람이 너무 많다"며 "이태원 참사가 생각이 나서 두려움에 무악재역까지 걸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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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는 주말까지도 이어진다. 기상청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하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24일에도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보했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0에서 영하 2도, 서울은 아침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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