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소장품 파르테논 신전 조각, 200년 만에 고향으로
교황, 조각품 3점 그리스 정교회 수장에게 보낼 예정
'엘긴 마블스' 소장 중인 영국박물관에도 영향 미칠 듯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박물관에 소장된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3점을 그리스에 반환한다.
교황청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3점을 그리스 정교회 수장인 베아티투데 레로니모스 2세 앞으로 보낼 것"이라며 "이는 진리의 길을 따르려는 (교황의) 진정한 열망의 구체적인 표현"이라고 밝혔다.
기원전 447~432년 지어진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의 수호 여신인 아테나에게 바친 것으로, 아크로폴리스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바티칸박물관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이 조각품들은 19세기에 바티칸으로 들어왔으며, 아테나 여신의 마차를 끄는 네 번째 말의 머리, 소년의 얼굴, 수염 난 남성의 머리 모습 등이다.
이 조각품들이 언제 그리스로 가게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는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을 위해 지어진 파르테논 갤러리가 있긴 하지만, 바티칸 소장품이 그곳으로 가게 될지 여부도 미정이다.
바티칸박물관이 소장품을 반환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에는 고대 미라 세 구를 페루에 돌려줬고, 2008년에는 이번에 반환하는 세 조각 중 하나를 그리스에 1년 동안 대여했다. 또 지난 여름 교황이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캐나다의 원주민 단체들은 바티칸의 아니마 문디 민속학 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여러 유물들의 반환을 간청해 향후 돌려받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바티칸의 조각품 반환에 대해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관대한 결정"이라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앞으로 영국 박물관에서 '엘긴 마블스'를 돌려받기 위한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엘긴 마블스'란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제국 주재 영국 대사였던 '엘긴 경' 토머스 브루스가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간 대리석 조각들을 말한다.
당시 그는 신전 대리석을 뜯어 자신의 집을 꾸미기로 결심해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253점을 10년 동안 영국으로 실어 날랐다. 결국 그는 무리한 집 꾸미기로 파산해 영국 정부에 신전 대리석을 팔았고, 현재 이 대리석들은 런던의 영국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그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유적인 파르테논 신전의 '엘긴 마블스'를 영국으로부터 돌려받기 위해 오래전부터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동안 영국 정부와 영국박물관은 엘긴 마블스는 반출 당시 오스만제국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가져온 문화재이기 때문에 반환할 이유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 현지 언론이 "파르테논 마블스(엘긴 마블스) 반환에 대해 그리스 정부가 영국박물관과 비밀리에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는 등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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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지난 1월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시간과 상황이 변하고 있다. 조각품들은 아테네의 것이기 때문에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반환을 촉구하는 기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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