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바짝 일하고 충분히 쉴수 있어’
VS 野 ‘들쭉날쭉 노동, 건강 리듬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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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몰릴 때 하고, 없을 때는 야근이나 이런 거 하지 말자. 실노동시간을 줄이자, 이런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었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독일은 한 해 1300시간 일(우리나라 1900시간)을 하면서도 우리와 비슷한 효율을 내고 있어요. '워라밸(일과 노동의 균형)' 확대도 모자라는 판에 과로사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

‘일주일 최대 69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방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이 강경하게 반대하면서 여야의 또 다른 대치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은 초과근무 관리 단위를 최대 ‘연 단위’로 바꿔 ‘주에 최대로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야권은 근무시간이 들쭉날쭉해지면 근로자의 생체리듬이 무너지고, 건강 이상·과로사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발족한 전문가 기구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현행 주 단위 연장근로시간을 ‘주,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개편하는 안을 냈다. 이렇게 되면 연장근로는 월 52시간, 분기 140시간, 반기 250시간, 연 440시간까지 가능하다. 반면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된 ‘주52시간제(40+12시간)’는 연장근무 시간까지 포함해 일주일에 52시간제를 강제해왔다.

野 "워라밸 해도 모자랄 판…과로사 올 수 있어"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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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라디오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김성환 의원은 “노동을 개혁하겠다고 하는 건지, 국민들을 과로사로 내몰겠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이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 근무시간은 1600시간이다. 프랑스는 1400시간, 독일은 1300시간이다.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독일도 1300시간 근무로 비슷한 효율을 내는데, 워라밸을 하는 것도 모자랄 판에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가 통화한 민주당 환노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주 120시간 근무제의 실사판이라고 본다”고 했다. 근무시간이 들쭉날쭉할 경우, 근로자의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의 일관성이 무너져 건강이 나빠질 수 있고 노·사 협의를 거쳐 시행한다 하더라도 교섭력이 낮은 노조가 사측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라디오에서 “‘주 52시간’ 규정이 없으면 그 이상으로 노동자를 과로시켜서 건강이 나빠지고 심하면 죽음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란 걸 역사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정부·여당, 노사 교섭 통해 선택할 수 있어…근무 형태 다양화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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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부·여당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노·사가 원할 때 한정해 주 최대 69시간제를 적용하는 선택권을 줄 수 있고 안전장치도 두고 있어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노사가 합의해서 어떤 주에 60시간을 하면 다음 주에 8시간을 더 빼서 일하는 것”이라면서 “갑자기 일감이 늘거나 수주 납기 마감이 있을 때 탄력근로제를 적용하는 것으로 노동시간 선진화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현장에서 노사로부터 ‘일이 몰릴 때 하고, 없을 땐 하지 말자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40+12시간' 시스템이 산업화 초기 공장법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디지털 전환 시대와 맞지 않다고도 했다. 52시간제 구조에서 연 총 시간은 고정하되, 현장 노동자와 사용자 애로사항을 반영해 노사가 모두 원할 경우 근무 형태의 다양성을 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장관은 글로벌 스탠다드는 우리처럼 엄격하게 최대 주당으로 제한하고, 안 지키면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다면서 “노사가 원하지 않으면 현행대로 가면 된다”고 했다. 그는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나 법 보호의 사각지대는 개혁의 핵심 방향으로 보고 감시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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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 소위 야당 5명, 여당 3명…합의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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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 최대 69시간제’는 근로기준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를 통과해야 해 야당 동의가 필수적이다. 아직 환노위에 상정돼 심의 절차도 밟지 않은 상황인데, 합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 구성원이 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김영진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4명(윤건영·이수진·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3명(임이자·박대수·김형동 의원), 정의당 1명(이은주 의원)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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