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징계 털어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연임 가능성은 불투명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DLF 징계취소소송' 대법원 승소
대법원 "우리銀 내부통제 마련, 금감원 처분 인정 안돼"
내부통제 준수 못 했다고 '마련의무'로 징계는 부적절해
라임펀드로 문책경고 받은 손태승…연임 여전히 불투명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취소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했다. 금융감독원은 법리에 맞지 않는 징계를 추진해 감독 역량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손 회장의 경우 라임펀드 사태로도 ‘문책경고’를 받은 만큼 연임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15일 대법원은 “우리은행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거기에 법정사항을 모두 포함했고 내부통제 기준의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내부통제 기준 자체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사유로 제재할 수는 없어 금감원의 처분 사유를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DLF는 위험성이 아주 높은 사모펀드 상품으로 2019년 금융소비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봤다. 당시 판매 은행들은 DLF가 원금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처럼 홍보해 피해 규모가 컸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상품출시와 판매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다. 문책경고는 연임이 최대 5년까지 제한되는 중징계다. 손 회장은 2020년 3월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승소했다.
손 회장과 금감원 측 변호인단은 크게 3가지 쟁점을 놓고 다퉜다. ▲내부통제 실패 책임은 최고경영자(CEO)가 져야하는지 ▲DLF 사고는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는지 ▲내부통제를 마련했지만 철저히 따르지 않았다면 ‘마련의무’로 징계할 수 있는지다. 내부통제 책임자의 경우 1·2심 모두 CEO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DLF 사고에 큰 내부통제 흠결이 있었는지는 2심 법원이 “금감원 지적 사실은 지엽적이고 세부적”이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내부통제 준수 못 했다고 '마련의무'로 징계는 부적절해
가장 첨예하게 맞붙었던 부분은 금감원의 제재근거가 적절한지다. 현행 규정에는 CEO가 내부통제를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을 때 제재할 근거는 없다. 금감원은 내부통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규정을 만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적법한 징계라는 입장이다. 반면 손 회장 측은 법에 근거한 징계가 아닌 만큼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대법원의 판결로 금감원이 징계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적근거가 없음에도 CEO에 중징계를 의결하고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날 대법원 측도 판결 의의에 대해 “현행 법령상 금융사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 위반에 대해 제재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마련과 준수의무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연임의 걸림돌 중 하나였던 징계 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럼에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 뒤에도 연임에 도전할지는 불투명하다.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문책경고 중징계가 남아있어서다. 다시 취소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인만큼 내부 이사들을 설득해내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부적절 의견을 낸 것도 부담 요인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서는 승소 기대감이 커졌다. 함 회장도 DLF 사고의 책임으로 문책경고를 받고 취소소송을 진행 중이다. 손 회장과 달리 1심에서 패소한 뒤 2심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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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CEO 내부통제 강화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다. 지난달 29일 중간발표에 따르면 대표이사에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여하고 금융사고 발생방지를 위해 적정한 조처를 할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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