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등 소송대리인은 전자 신청 의무화
시스템 개발 지연에 당분간 보완 운용
한국은 2011년 민사 전자소송 도입
일본, 주요국 대비 뒤늦은 IT화

'종이 문서 사랑'이 유난한 일본 사법 절차에도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된다. 그동안 소장과 준비서면, 판결문 등 주요 절차를 종이 서류에 의존해 온 일본 민사소송이 소송 제기부터 판결문 송달까지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자소송 체계로 바뀐다.


20일 연합뉴스는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을 인용해 민사소송 절차의 온라인화를 담은 개정 민사소송법이 21일부터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행일 이후 제기되는 민사사건부터는 소장 제출, 준비서면 제출, 소송기록 열람·복사, 판결문 전달 등 절차 전반을 전자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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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소송을 제기하거나 서면을 제출하기 위해 종이 문서를 법원에 직접 내거나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앞으로는 법원 전자 제출 시스템을 통해 관련 서류를 온라인으로 낼 수 있고, 당사자와 대리인은 컴퓨터로 사건 기록을 열람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변호사 등 소송대리인에게는 전자 절차 이용이 사실상 의무화된다. 일반 당사자도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으며, 법원이 판결문 등 재판 관련 문서를 시스템에 올리면 당사자가 이를 확인하는 방식의 전자 송달도 가능해진다. 비용 납부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소장 등에 수입인지를 붙이거나 송달 비용을 별도로 예납하는 방식이 활용됐지만, 전자소송 체계에서는 수수료와 관련 비용을 온라인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된다. 증거 제출 역시 종이 문서를 스캔한 파일이나 영상, 음성, 이미지 등 전자기록 형태로 가능해진다.


일본은 2020년부터 준비서면 온라인 제출, 웹 회의 방식의 변론준비절차 등 민사재판 IT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번 개정법 시행은 그동안 부분적으로 도입됐던 온라인 절차를 민사소송 전반으로 넓히는 조치다. 다만 전면 전자화를 위한 새 시스템 개발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법원은 당분간 기존 시스템을 개편해 운용하면서 전자 제출과 기록 열람 기능을 순차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시스템 안정성, 고령자와 비전문가의 접근성,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관리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한편, 일본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사법 절차의 IT화가 상대적으로 늦은 편으로 평가돼 왔다. 행정·금융·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종이 서류와 도장 문화가 남아 있는 것처럼, 법원 절차 역시 오랫동안 서면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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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미 2011년 민사사건에 전자소송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후 가사, 행정, 집행, 비송사건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전자 제출과 전자 송달, 온라인 기록 열람 체계를 정착시켜 왔다. 반면 일본의 이번 민사소송 전자화는 한국보다 약 15년이나 늦은 전환인 셈이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일본 민사재판은 종이 문서 중심에서 전자기록 중심으로 변화할 예정이다. 다만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일본 사회의 '종이 사랑'과 법원의 보수적인 업무 관행을 고려하면, 전자소송이 실제 현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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