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생존자 보호 위해 포털도 댓글 필터링 방안 마련해야
희생자 향한 원색적 비난, 명예훼손 등 처벌받을 수 있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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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10·29 참사를 겪은 생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 이태원 방문 등을 탓하는 악성 댓글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유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악성댓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서울 마포구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감식 결과 범죄 혐의점은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참사 일주일 만에 등교하는 등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애썼던 A군은 악성댓글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A군 유족 측은 "'연예인 보려고 놀러 가서 그렇게 다치고 죽은 거 아니냐' 죽은 친구들을 모욕하는 듯한 그런 댓글들을 보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내더라. 자기만 산 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컸는데, 댓글을 보고 그냥 거기서 무너졌던 것 같다"고 14일 MBC 뉴스에 말했다. 본인만 참사 현장에서 살아났다는 사실에 심리적 압박을 느껴온 A군에게 악성댓글이 더 큰 상처로 다가온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경제 침체 등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면서 더 심각한 형태의 악성댓글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했다. 그는 "사회 재난이 닥치면 차별이나 혐오 등 좋지 못한 감정들이 온라인상에 투사될 수 있다"며 "가해자들은 자신이 장난으로 혹은 관심받기 위해 쓴 악성댓글로 피해자가 받을 상처에 대해 짐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악성 댓글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악성댓글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법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사이에 많은 피해자가 생겨날 수 있다. 포털에서도 필터링 등 악성 댓글을 막을 수 있는 제재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참사 생존자나 희생자 유족들에게는 전문가와의 심리 상담 등을 통해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온라인상에서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찰은 온라인상에서 참사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등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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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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