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구속에 여야 공방…文 수사 가능성에도 '촉각'(종합)
與 "文 아무래도 국민과 다른 세상 사는 듯"
野 "말 안 들으면 상대가 누구든지 다 잡아 가둬"
결국 수사 칼 끝 文 향할 듯…박지원 소환 '수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 대북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금보령 기자, 박준이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을 두고 "신뢰 자산을 꺾은 것"이라고 쓴소리를 한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5일 여야가 공방전을 벌였다. 여당은 서 전 실장이 '신뢰 자산'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공격했고, 야당은 '정치 보복'으로 규정했다. 결국 문 전 대통령에게까지 수사의 칼날이 겨눠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與, 文 한목소리 비판…"수사 불가피" 발언도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비상대책위원 회의를 통해 "서 전 실장 시절 그렇게 한미관계가 좋았고 북핵 위기가 해결됐나, 문 전 대통령은 아무래도 국민과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며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북핵 미사일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북한은 연일 전쟁 위협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다뤘던 사람들은 회고록에서 문 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에 가깝게 기록하고 있다. 한미 간 무슨 신뢰가 있었다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집권 내내 적폐 청산 미명 아래 1000여명 이상을 조사하고 무려 200명 이상을 구속했다"며 "안보 전문가들이라는 국정원장을 5명이나 구속해놓고 이제 와서 '서 전 실장이 안보 전문가이고 소중한 자산'이라고 입이 떨어지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인 정점식 의원 또한 "문 전 대통령에게 되묻고 싶다"며 "이런 자산을 월북몰이범, 증거조작범으로 내몰도록, 안타까운 일을 자행하도록 한 게 대체 누군가"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북한군에 피살된 이대진 씨가 구조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 한마디도 없이 월북몰이가 정당한 조치인 것처럼 연일 강변하는 건 유족을 두 번 울리는 잔인한 행동"이라며 "가짜 평화 쇼에 매달려 북한 눈치만 보다가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무참히 사살당하는 걸 지켜만 보던 문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본인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분노로 표출할 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겁박과 정쟁화를 멈추고 이제라도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 보이는 게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 도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野는 '마녀사냥' '정치보복' 반발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수사는 명백한 정치 탄압이자 정치 보복"이라며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는데 민간인 신분이고 지금까지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다"고 반박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도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상대가 누구든지 다 잡아 가두고, 마녀 사냥을 하고 그로 인해서 비판 세력들의 싹을 다 도려내겠다는 그런 저의들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고 검찰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쏟아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서 전 실장 수사와 관련해 "여러 가지 첩보들이 있고 이 첩보를 종합해서 상황이 어떻다는 것은 판단의 영역 아닌가"라며 "이 판단을 가지고 수사를 벌이는 것 자체가 저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문제 삼았다.
앞서 전날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30년간 대북 업무를 담당한 최고의 안보 전문가이다. 또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탁월한 협상가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자산이다"라며 "그런데 검찰의 보복 수사로 구속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 어떤 전문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서겠나"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항변했다.
◆결국 최종 목표는 文? =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 조사의 칼끝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당은 서해 피격 사건 당시 통수권자로서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이유를, 야당은 이번 조사가 '정치 보복' 이라는 이유를 각각 들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범죄 앞에 성역이 있을 수 없는 만큼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며 "문 전 대통령은 우리 공무원이 불태워지고 자진 월북으로 덧씌워져 몰아가는 동안 국민을 위해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안 풀렸고, 국민들은 그 답을 묻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정치적 판단과 언어로 검찰과 사법부의 판단을 재단할 게 아니라 스스로 보고 받고 판단한 것이라고 인정한 만큼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답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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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정부가 자행하고 있는 이 정치 보복의 칼끝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있고, 문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욕보이고 모욕 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며 "서해 공무원 사건 뿐만 아니라 4대강 보 개방, 월성 원전, 동해 흉악범 추방 사건 등 문 정부에 있었던 전방위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지금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조만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소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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