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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절반 투자계획 마련 못해...투자확대 분위기 현금쌓기로 전환(종합)

최종수정 2022.12.05 14:34 기사입력 2022.12.05 14:34

전경련 조사 ‘2023년 국내 투자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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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문채석 기자] 불안한 경제여건으로 국내 대기업의 절반 가량이 아직도 내년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도 ‘축소’ 응답이 ‘확대’ 보다 많아 연초 투자확대 분위기는 순식간에 현금쌓기로 바뀌었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내 투자계획’(100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8.0%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10.0%)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0%)고 답변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52.0%에 그쳤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 가운데 67.3%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투자 축소(19.2%)를 예상한다는 응답은 확대(13.5%)보다 많았다. 2022년 국내 투자계획 조사 결과 때만 해도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38.5%로 줄일 것이란 응답 11.5% 보다 세 배 가까이 많았다. 최근 물가, 금리, 환율의 3고(高) 현상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금융시장 경색 및 자금조달 애로(28.6%)를 꼽았다. 원·달러 환율상승(18.6%), 내수시장 위축(17.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기업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투자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기업어음(CP) 금리는 5.51%로 2009년 금융위기(5.66%) 이후 최고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내년 투자 규모 ‘절반 감축’ 선언은 대표적인 투자계획 축소 예로 통한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상황이 나빠져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했던 만큼 보수적인 경영 기조로 가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 축소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도 경영 눈높이를 낮춰잡기로 했다. 미래 모빌리티로의 사업 재편 속도를 높이기 위해 2025년까지 75조원 넘는 투자를 계획 중이지만,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9조2000억원에서 3000억원 줄인 8조9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내년에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LG도 LG전자가 불요불급한 투자는 최소화하고 투자 효율화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보수적인 경영을 예고했다.

기업들은 투자 확대보다는 ‘현금 쌓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3분기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19조5844억원 확보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3%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금성 자산은 3개월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분기 기준 44조515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가량 증가했다. LG전자의 경우 7조5676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515억원보다 25%가량 늘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시중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자금 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한다"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적극적인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사전에 강구해 자금시장 경색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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