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4년 뒤 매매' 특약 임차인, 임대인과 소송戰 1심 승소
일정 기간 전세를 살다가 만료 시점 시가로 부동산을 사들이기로 약속하고서 집주인이 이를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한 임차인이 1심에서 이겼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일정 기간 전세를 살다가 만료 시점 시가로 부동산을 사들이기로 약속하고서 집주인이 이를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한 임차인이 1심에서 승소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부장판사 이기선)는 A씨(80·여)가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1심에서 최근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A씨는 2016년 10월 서울 강남구의 B씨 소유 아파트를 4년간 임차하기로 하고 아파트전세계약서를 작성했다. 보증금은 7억원이었다. 한 달 뒤 A씨와 B씨 모친은 상단에 '특약사항'이라고 적힌 문서를 작성했다. 문서 하단엔 ▲임대인의 증여세 관계로 매매가 이뤄질 수 없어 전세 계약을 함 ▲기간이 만료된 2020년 11월30일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당시 부동산 시가로 매매하기로 합의 ▲이를 전제로 임차인은 집수리에 3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함 등 내용이 담겼다.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되고 A씨는 특약사항 문서 내용대로 아파트를 매매하라고 B씨 측에 요구했다. 반면 B씨 측은 매매계약이나 특약사항 문서 작성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B씨 측은 "A씨가 '구조변경 공사에 돈이 많이 들어 서약서를 작성해 달라'고 해 제 개인 일정상 모친이 대신 서명해 준 것이다. '4년 뒤 매도 의사가 생기면 당시 시가에 팔겠다 정도의 의미'라고 고령인 모친을 속여 서명날인을 받았다"며 "A씨가 자신이 보관하던 아파트전세계약서에 '특약사항은 뒷면을 참조'라고 문구를 적어 계약서를 변조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씨가 보관한 계약서엔 '특약사항은 뒷면을 참조'라고 기재됐지만, B씨가 가진 계약서엔 이 문구가 없었다.
1심은 특약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하고, B씨가 2020년 11월30일 기준 감정가 약 11억원에서 보증금 7억원을 뺀 4억원가량을 받고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거액의 비용을 들여 구조변경 공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장래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 체결 등에 관한 대리권을 B씨 모친이 모두 받은 상태에서 각 특약사항 문서에 적힌 문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에 서명날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B씨의 고소로 사문서변조 및 변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형사 재판까지 받았다.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박 판사는 "계약서와 특약사항 문서가 각각 다른 일시에 별도로 작성됐다고 해도, 특약사항이 전세계약에 부속된 합의 내지 관련된 합의인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분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목적으로 문구를 기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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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재판과 형사 재판 모두 B씨와 검사 등의 항소로 각각 2심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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