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커진 美물류대란 우려…철도노조, 파업 가능성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철도노조 협상에서 일부 노조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입에도 결국 합의안을 거부하며 파업 가능성이 재차 커졌다. 30년 만의 철도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급망 차질이 악화하는 것은 물론,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한층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열차 차장(rail conductor)을 대표하는 '스마트(SMART) 수송 지부'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잠정합의안을 부결했다.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사측과 임금 등을 협상해온 철도노조 12곳 모두 잠정합의안을 수용해야 하지만 이날 스마트 수송지부의 결정으로 중재안을 부결한 곳은 총 4곳으로 늘어났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9월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해 2024년까지 5년간 임금 24% 인상안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각 노조는 투표로 추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12곳 중 나머지 노조 8곳은 잠정합의안을 수용했다.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노조들은 사측과 다음 달 8일 밤까지 재협상에 나선다. 하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12월9일부터 미국의 철도 시스템이 파업으로 멈추어 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1991년 이후 첫 철도 파업이 된다. 미국 내 철도노동자는 약 11만5000명 규모다.
현재 반대표를 던진 조합원들은 인력 부족에 따른 과로, 삶의 질 저하, 고용 안정성 등을 문제점으로 꼽으며 유급휴가 확대, 근무조건 개선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제레미 퍼거슨 스마트 수송지부 회장은 "이제 협상테이블로 돌아왔다"며 "파업 없이도 협상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화물운송의 30% 가까이 담당하는 철도 운행이 중단될 경우 공급망 대란이 불가피하다. 파업 시 미국 경제에 일평균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미국의 하루 평균 생산 규모가 630억달러였음을 고려할 때 3%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운송비가 급등하고 인력난이 심화한 상황에서 철도까지 멈춰 설 경우 물류 공급망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는 기업은 물론, 소비자 비용 부담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정상화에 힘써온 바이든 행정부에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연방 의회가 개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의회는 헌법상 주(州) 간 무역을 규제할 권한이 있어, 철도파업 시 노사에 합의안을 강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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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역시 철도 파업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백악관은 "파업은 전국 일자리, 가정, 농장, 기업, 지역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기에 용납할 수 없다"며 "대다수 노조는 잠정합의안 비준에 투표했다. 여전히 최선의 선택은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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