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방한 앞두고...커지는 원전 특수 기대감
네옴시티 이어 논의 확대 전망
12조 원전사업 한-러 2파전
미국 원자력법상 동의 필요
한미 원전동맹 공조 가능성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사진)의 17일 방한을 앞두고 원자력 업계의 수주 기대감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사우디가 추진하는 친환경 미래 도시인 ‘네옴시티’ 개발에 이어 원전 건설 프로젝트까지 논의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사우디가 우리 원전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데다 윤석열 정부의 ‘2030년 원전 해외 수출 10기’ 공약으로 정부 지원을 강화하면서 사우디 원전 수주 논의가 급물살을 탈수 있다는 설명이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12조원 규모의 사우디 원전건설 사업은 한국전력과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사우디 정부는 앞서 지난 5월 1.4GW 규모의 원전 2기 사업을 위해 우리 정부와 러시아, 프랑스, 중국에 원전 건설 입찰참여요청서를 보내 건설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사우디는 특히 한국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사막에 건설한 아랍권 최초의 상업용 바카라 원전을 중동에 최적화한 모범 기술로 꼽았다. 당시 한국은 UAE와 원전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186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한국형 원자로(APR1400) 4기를 준공했다. 빈살만 왕세자 방한에 앞서 이달 초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왕세자의 큰 형인 압둘아지즈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화상으로 만나 양국 간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이 면담은 사우디 측의 요청으로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성사됐다. 한전이 사우디 원전을 수주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원자력 및 발전기자재 전문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발전소 설계 기업인 한전기술과 발·송전 설비 정비 기업인 한전KPS 등이 꼽힌다.
변수는 미국과 사우디와의 관계다. 지난해 한미 양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 가입국에만 원전을 수출하기로 합의한 사항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IAEA 추가의정서는 미신고 원전 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 권한을 강제한 제도로 사우디가 이란의 핵 개발 견제를 위해 가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사우디가 원전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미국이 IAEA 추가의정서를 고수해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자국의 원천 기술을 활용했다고 원자력법 123조 적용을 주장할 수도 있다. 미국 원자력법 123조는 미국 원자력 기술을 제공받은 나라는 우라늄 농축 등을 할 때 미국 정부와 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이 경우 미국의 동의가 없을 경우 사우디의 한국 원전 수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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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미 원전 동맹을 계기로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해 미국과 공조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특히 수주 경쟁국인 러시아에 원전 건설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차선책을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으로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과 협력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중동에서 중국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사우디와 관계 개선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우디 원전 수주에서 한국이 수주를 통해 한미 동맹 성과가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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