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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물러난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자사주 200억원대 매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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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부터 이달까지 지주사 ㈜효성
효성첨단소재·효성티앤씨·효성화학 등
주식 총 11만8747주 장내 매수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왼쪽)과 조현준 회장. 사진제공=효성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왼쪽)과 조현준 회장. 사진제공=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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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그룹 지주사 ㈜ 효성 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 지분을 잇달아 매입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올해 2월부터 14일까지 총 200억원가량을 투입해 ㈜ 효성 과 계열사( 효성 첨단소재· 효성 티앤씨· 효성 화학) 주식 11만8747주를 장내 매수했다. 조 명예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 효성 을 지주사로 전환하기 전인 2017년 7월 이후 약 4년6개월 만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조 명예회장은 ㈜ 효성 보통주 7만1010주를 지난 2월4일부터 이달 9일까지 53차례에 걸쳐 약 55억원에 매입했다. 올 들어 3월과 8월을 제외하고 매달 짧으면 4거래일 길게는 16거래일 연속 꾸준히 사들인 것이다.


이어 효성 첨단소재 보통주 6070주를 2월부터 이달까지 23차례에 걸쳐 약 23억원에 장내 매수했고, 효성 티앤씨는 같은 기간 2만5289주를 67차례에 걸쳐 약 93억원에 매입했다. 효성 화학의 경우 지난 5월부터 매입하기 시작, 이달까지 총 1만6378주를 50차례에 걸쳐 사들였다. 매입가격은 약 28억원이다.


시장에선 오너가(家) 혹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저점 매수 시점이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인다. 최대주주나 그의 특수관계자들이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서 주가가 무조건 오르는 건 아니지만, 주가가 낮다는 인식이 있을 때 사비를 털어 주식을 매입해왔다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그런데 조 명예회장이 올 들어 취득한 주식의 가격은 매입 시점보다 오히려 떨어진 상황이다. 효성 화학 주가는 조 명예회장 매수 시점 대비 이날 현재 40.6% 하락했고, 효성 티앤씨와 효성 첨단소재 주가는 각각 17.4%, 13.8% 내렸다. ㈜ 효성 주가 하락률은 같은 기간 9.9%다.


지분이 늘어나는 만큼 배당금이 증가하는 효과는 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배당으로만 35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은 올해 87세로 고령이라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현금을 쌓아야할 필요성이나 사용처도 뚜렷하지 않다. 주가 방어에 성공한 것도 아니어서 매입 타이밍과 매입 규모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향후 지분 증여를 앞두고 미리 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은 가치 변동이 거의 없어서 활용가치가 낮다”며 “반면 지분은 주가에 따라 가치 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후 주가가 떨어졌을 때 지분 증여에 나서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오너가들은 지분 승계 시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가가 낮은 상태일 때 증여에 나선다.


효성 지분이 전무했던 조 회장 부인 이미경씨가 올해 들어 지분 매입에 나서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보통주 340주 장내매수를 시작으로 9차례에 걸쳐 900주를 확보했다. 조 회장의 장녀, 차녀, 아들도 소량이지만 꾸준히 ㈜ 효성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분 매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 회장의 일가족이 매입에 나선 점은 상징성이 크다. 측근이 지분을 늘리면 이를 경영권 방어 장치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 효성 지분 21.94%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동생 조현상 부회장(21.42%)과의 지분 격차는 미미하다. 이 때문에 ㈜ 효성 지분 9.76%를 보유한 조 명예회장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효성 그룹 관계자는 "주가 방어 등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매입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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