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행사 때 지하철 무정차 통과 효과 무시할 수 없어
“안전관리계획에 매뉴얼화하고 자주 훈련해야”

한 어린이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어린이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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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안전 관련 전문가는 "당국이 지하철 무정차 통과나 도로 통제 같은 예방책을 내놓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고 진단했다.


문현철 숭실대 교수(재난안전관리학과)는 3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우리의 안전불감증"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평지도 아닌 골목길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수가 있을까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모였고 그 사실을 우리가 간과했다"며 "특히 그곳을 지나는 지하철역이 있는데 무정차 통과를 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걸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진행자의 "세계불꽃축제가 있을 때 여의도에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를 했는데, 그 효과가 크냐"는 질문에 문 교수는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지니까 그쪽으로 오다가 다른 데로 간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사고 현장은 바로 지하철역(인근)이지 않나"라고 했다.


문 교수는 "그런 점들이 참으로 아쉽다"며 "이것은 편리를 좀 확보하려다가 더 큰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좀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안전요원 배치 등에 대해서는 "주최 측이 있다 없다에 따라서 주무부처가 달라지고 관할법이 달라지니까 그게 틀린 말은 아닌데,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모였고 위험이 초래됐고 대규모 참사가 벌어졌으니 (주최 측 문제를) 얼마든지 재난관리 측면에서 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안전관리기본법 제5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위험으로부터 국민과 주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있다. 또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엔 모든 국민이 어떤 위험을 보고 신고할 의무도 있다"며 "이 두 조항에 따라 지하철 무정차 정도는 이 정도 예상이 됐으면 반드시 지켰어야 했는데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 없는 거리로 설정을 해서 운영했다면, 골목길로 들어갈 사람들이 대로변으로 나왔지 않겠냐. 그런 디테일한(세밀한) 지혜들을 발휘했다면 훨씬 사상자가 줄었을 것"이라며 "이런 것들이 안전관리계획에 매뉴얼화되고 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지하철이 무정차를 해야 했느냐 논란은 정치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31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하철의 자동 무정차를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통신사 기지국 밀집도 데이터와 교통카드 승하차 인원 통계를 바탕으로 사람의 의사 판단이 아니라 자동으로 무정차 운행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태원역에서 지속 하차해 유입되는 사람 수를 조기 조절했다면 상황이 완화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밀집지 안전 대책에 대한 폭넓은 고민과 집중적 투자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시간을 이틀 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교통공사에서 지하철 무정차 통과시켰을 법도 한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오히려 시 관계자는 '위험 요소가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히 사람이 많다는 것만으로 무정차를 시킬 수는 없다'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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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2016년 촛불 집회 때에도 위험 요소도 없었고 서울시가 주관한 행사도 아니었지만, 당시 지하철 무정차 조치가 이뤄졌다"며 "오히려 안전 점검 회의조차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지하철 무정차를 검토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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