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혼돈의 시대’…부동산 연착륙 대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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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 자산투자시장은 그야말로 대혼돈 상태다. 3300선까지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부진을 거듭하며 2200대로 추락했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루나-테라 사태 이후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 있다. 아파트 시세는 연일 낙폭을 경신하며 저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보면 올해는 역대급 침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곳곳에서 사상 최대 폭 하락 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거래 자체가 뚝 끊기며 절벽을 넘어 빙하기를 지나고 있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최근 전셋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2년 전 가격보다 싼 전세 물건들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집주인이 전세 재계약을 하려면 세입자에게 보증금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2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이 됐다. 집값 고점 인식과 금리상승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이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빌라·다세대 등을 중심으로는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깡통전세’ 위험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대출이자 부담 증가로 반전세나 월세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를 계약하면 1000만원이 넘는 명품 가방을 주겠다는 집주인도 등장했다. 검단신도시에선 임차인에게 순금 골드바 50g짜리 2개를 증정하겠다는 제안도 올라왔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여파로 ‘불패’로 불리던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조차 ‘미분양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반면, 여전히 ‘로또 청약’을 꿈꾸는 이들은 존재한다. 최근 경기도 과천에서 진행된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특별공급 8가구 모집에서는 무려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만 되면 최대 10억원이라는 시세차익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온갖 기현상들이 혼재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발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거품(버블) 붕괴’ 수준의 집값 폭락이 발생할 것이라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 하향 안정화에 가깝다는 진단도 존재한다. 문재인 정부 기간 집값이 급격히 올랐던 만큼 현재 상황은 부동산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실 지난 정부가 과도한 개입과 징벌적 세금 정책으로 시장을 오히려 폭등시켰다는 주장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측면이 있다.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영혼까지 끌어다 투자해 집을 사게 만드는 ‘패닉 바잉’을 일으켰고 미래의 주택구매를 앞당기게 했다는 점에서다. 이런 이유로 최근 현상이 전 정부의 잘못으로 발생한 거품이 빠지며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현 정부가 추진을 장담했던 각종 대책이 아직 나오지 않은 까닭도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대응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시장은 (적정)가격을 발견하는 자기 정화 기능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금지(서울에는 분양가 9억원 이하 주택이 거의 없다.), 취득세율 중과, 종합부동산세 폭탄, 전매 제한 기준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 시장의 ‘자기 정화 기능’을 약화한 규제를 풀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하강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연착륙을 유도해 충격을 줄이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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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건설부동산부장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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