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오른 전술핵 보유론… 현실성은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전술핵 보유론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정치권에서부터 시작된 전술핵 보유론은 북한이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잠수함, 열차는 물론이고 저수지에서도 전술핵을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자 ‘핵에는 핵’이라는 논리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미군의 핵 공유를 비롯한 대북 핵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통령으로서 현재 이렇다 저렇다 하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술핵 재배치에 명확하게 선을 그어 왔던 그동안의 입장과 결이 다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각의 핵 보유나 핵 균형 주장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낼 생각"이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우리나라가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독립적 핵무장화,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 한반도 주변국들과 전술핵을 공동운용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협약이다.
우리나라도 한 때 핵무기 보유하려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철수하자 1974년에 핵무기를 1977년까지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하라는 비밀 계획을 수립하라고 청와대에 지시했다. 하지만 미국에 의해 제지 당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자체 핵무기 보유론이 나온다.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가동되는 핵우산에 대한 의심의 시선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자국 내 생산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 태도를 보이는 점도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하려면 외교적인 걸림돌은 많다. NPT 탈퇴 후 독자적 핵무장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미국이 NPT를 주도하고 있고 국제 제재 등이 뒤따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가장 낮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미 원자력협정,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등 국제사회에 공약해온 비핵화 규범을 이탈하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직면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독자적 핵무장을 보유하게 되면 주변국인 대만과 일본에서도 핵무장론이 불거져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문제가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58년부터 전술핵을 주한미군에 배치하기 시작해 한때 900여 발에 달했지만, 1991년 북한의 핵 개발 명분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전량 철수했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위배되고, 비확산 기조를 고수하는 미국이 섣불리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기란 쉽지 않다. 한미 외교·국방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나토(NATO)식 핵 공유 협정을 제안한다. 미국이 남한 내 핵무기 배치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핵무장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튀르키예 등은 1960년대부터 미 전술핵을 자국 내 배치하고 핵 기획그룹을 통해 운용을 협의하는 핵 공유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행사용 최종 권한은 미국이 보유하지만, 표적 선정과 같은 핵무기 운용 결정 과정에는 여타 비핵동맹들이 공동 관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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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국이 핵사용 결정에 참여하는 나토(NATO)식 핵 공유 협정을 맺어 한국 인근 지역에 전술핵을 배치해 공대지 전투기를 운영하거나 핵잠수함의 인근 해역 상시 배치 등의 방법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일본, 대만의 핵무장을 권고하고 한·미·일·대만 4개국 간 핵안보협력체 (Nuclear QUAD·뉴클리어 쿼드) 같은 것을 결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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