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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재테크]킹달러, 외환위기 거론할 수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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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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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에 일어났던 일이다.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시작된 달러 강세가 8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 유예) 선언을 계기로 절정에 도달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위상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수십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영향으로 엔·달러 환율이 147엔까지 상승했다. 세상이 불안할수록 달러가 강해진다는 경험칙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달러가 강해지자 온갖 전망이 난무했다. 연이은 외환위기로 세상에서 믿을 곳이 미국 밖에 없으니 이제 달러 강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는 얘기부터 1998년말에 엔화가 200엔까지 올라갈 거란 전망까지 다양했다. 이런 전망이 근거가 있는 게 당시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 제일 잘 나가는 경제였다.10년 가까이 3%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고, ‘신경제’라는 별칭 하에 낮은 물가와 높은 성장을 동시에 누리고 있었다. 정보통신(IT) 혁명이 맹위를 떨친 곳도 미국이었다.

러시아 모라토리엄 때 최고점에 도달했던 달러가 이후 조금씩 약해지더니 그 해 10월 결정적인 변화를 맞았다. 달러당 136엔 이었던 엔화가 6일만에 118엔으로 13%나 하락한 것이다. 그만큼 달러가 약해진 건데, 모두가 좋아하던 달러가 며칠 사이에 세계에서 달러를 가장 선호하는 일본의 종합상사조차 내다 파는 통화로 바뀌었다. 1998년은 국제 환율이 얼마나 급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환율 때문에 난리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 속도가 좀처럼 약해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망치가계속 올라가 1500을 넘을 거란 얘기가 나오고, 일각에서는 외환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달러 강세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높은 물가와 금리 인상, 예상되는 경기 둔화까지 세상이 위기 상황에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해지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유로나 엔같이 달러를 견줄 수 있는 다른 안전통화라도 있으면 달러 강세가 좀 완화될 텐데 모두 제 코가 석자여서믿을 수 없다.맞는 얘기이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달러 강세 요인은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 유럽이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어 미국만 일방적으로 금리를 올리던상반기와 상황이 다르다. 일본이 외환보유고를 통해 엔화 방어에 나선 데에서 보듯 자국 통화 약세를 막기 위한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변화 요인은 달러 강세 기대로 국제 통화시장에서 일방적인 달러 매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살 사람이 이미 다 산만큼 조금의 변화에도 달러가 흔들릴 수 있다. 지금 달러 강세 요인이 많다고 하지만 1998년에 못 미친다. 미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힘이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고, 금리도 1998년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있다고 얘기할수 있지만 당시는 아시아 외환위기에 이어 러시아까지 국가 부도가 났던 때다.


환율 때문에 불안하지만 그래도 외환위기를 거론할 정도는 아니다. 환율이나 주가 같은 가격 변수의 급상승은 급반락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1998년과 같은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종우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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