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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계획" 히잡 시위에 입 연 이란 최고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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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보름 넘게 이어지자 첫 입장
인권단체, 시위대 최소 133명 사망 주장
대학가 반정부 시위에 국경지역 소요 겹쳐

이란 시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다.사진=연합뉴스

이란 시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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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이 의문사한 가운데 이란 내에서 보름 넘게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위로 1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다.


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군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똑똑한 사람이라면 이란 내 시위에 배후가 있음을 알 것"이라며 '외부세력'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진보를 막기 위해 이런 혼란을 조장하며, 과거에도 비슷한 음모를 꾸민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진상 규명'에서 반정부 시위로 확산하는 이란 시위


이란 전역으로 번진 이번 시위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13일 가족들과 함께 이란 수도 테헤란을 찾은 아미니는 느슨하게 히잡을 써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갔다가 사흘 만에 의문사했다. 진상 규명과 강제 히잡 착용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이란 여성들의 단발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중동,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머리를 자르며 연대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이란 여성들의 단발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중동,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머리를 자르며 연대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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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란 여성들은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지만, 정부가 무응답으로 일관하자 분노하며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슬람 율법에선 여성의 긴 머리카락은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반드시 히잡 착용을 해 숨겨야 한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건 이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로 이번 정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 의사를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여성들의 단발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중동,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머리를 자르며 연대에 나섰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젊은 여성의 죽음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증거 없는 의혹으로 히잡을 찢고 쿠란(이슬람 경전)을 불태우는 것은 분명히 정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찰은 범죄에 맞서 사회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으며 경찰을 공격하는 사람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진압을 정당화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에 따르면 최소 133명이 시위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IHR은 이란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해 정확한 사망자 집계가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 학내 시위도 강경 진압


수많은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이란 당국은 여전히 강경 진압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대학생을 주축으로 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경찰들은 학생들을 캠퍼스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최루탄을 쏴 강제 진압을 하고 있으며, 테헤란뿐 아니라 사난다즈, 쉬라즈 같은 이란 주요 도시 대학 캠퍼스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경 지역에서는 아랍계 소수민족 폭력 시위까지 발생해 이란 정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동남부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州) 중심 도시 자헤단 및 인근 지역에서 지난달 30일부터 계속된 반정부 시위대와 보안군 간 교전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와 민병대원 등 5명이 숨졌고 3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시위대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 말에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습격해 혁명수비대 정보부대 지휘관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반정부 시위가 '정부 붕괴를 목표로 한 시위'라며 더욱 강경한 진압을 요구하고 나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라바프 의회 의장은 3일 의회 연설에서 "개혁과 개선을 요구한 과거 시위와는 달리 이번 시위는 정부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며 강력한 진압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란 정부는 10월 3일(현지시간)부터 테헤란 대학교 등 주요 대학에서 대학생들이 모여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당국은 대학생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대학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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