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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싫지만 기본소득은 좋은 20대'를 어떡할까…'文·李 탓' 없는 野 패배보고서의 숨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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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민주당 전 비대위원장 중심 '새로고침위원회' 보고서
유권자 지형 다변화 '보수적'이면서 '진보적' 유권자
여론 지형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당 바뀌어야
우상호 "이재명, 민생·당내 소통 잘 하고 있지만...언론과 스킨십 늘려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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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새로고침위원회를 만들어서 분석하려고 한 건 이런 거예요. (당내 여러 주체가) 선거 평가를 할 때, 빠지지 않고 가서 경청하고 들었어요. 그때 한계를 느낀 거예요. 아무리 봐도 내가 볼 때는 유권자 지형이 바뀐 거 같은데, 김대중 대통령 시절과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일하는 시절의 유권자 지형이 바뀌었어요. 그런데 지금 또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만약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거를 목적으로 한다면 유권자 지형을 잘 연구해야 할 거 아니에요. 이준석 현상이라는 게 왜 생겼는지 그걸 한마디로 설명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지난달 26일 의원회관에서 만났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내 대선 평가 보고서 이야기가 나오자 쏟아 내듯이 말을 이어갔다. 새로고침보고서는 민주당의 대선 평가 보고서 격으로 우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주도적으로 생산했던 보고서다. 대선에서 패한 뒤 정당이 만드는 보고서는 대개 회고적인 내용일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이 일반적이다. 왜 대선에서 졌는지, 누구 탓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새로고침보고서는 앞으로의 문제를 살폈다는 점에서 과거의 대선평가보고서와 달랐다.

"(지방선거에서) 왜 광주에서 37.7%밖에 투표하지 않았느냐, 이런 것에 대해서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깊게 고민 안 하고, 그냥 지나 가버리잖아요. 왜 그런지를 알고 그 대책을 세우는 게 정당이잖아요. 그게 혁신이잖아요. 새로고침위원회의 보고서는 유권자 지형을 새로 분석해 본 거예요. 거기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내는 거예요."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패한 뒤 우 의원은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정기 전당대회가 예고된 상황에서 2개월까지 비대위원장. 당을 획기적으로 쇄신하기에는 짧고, 전당대회만 막연히 준비하기에는 당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선거 책임론의 목소리도 컸다. 대선후보이자 지방선거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현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을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뒤를 돌아보기보다는 앞으로의 미래를 봤다.


"결론이 뭐냐, 막연한 중도는 없다. 한 유권자층에 2~3개의 유형이 상반된 유형이 존재해요. 이 측면에서는 진보인데 다른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측면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거예요. 지방에 거주하면서 월수입이 250만원 이하인 사람들의 유형은 민주당 지지가 아니에요. 큰일이잖아요. 이 사람들 유형이 뭔지를 분석해야 될 거 아니야, 이 사람들은 어떤 이슈에 민감한가? 이 사람들은 매우 극우적이에요. 하나의 예를 들면 이들은 페미니즘을 극도로 싫어하면서, 기본소득을 강력하게 지지해요. 먹고살기 힘든 거고, 여성이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약자인 자기에게 기본 소득을 달라는 거죠. 이 사람들에게 고전적인 2~30대의 정책은 먹히지 않아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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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유권자 지역을 분석해서 대책을 세워야만 지지층을 더 모을 수 있잖아요. 지금처럼 가면 (민주당 득표율이) 37% 정도에서 그냥 안정적으로 고착화 될 가능성이 크죠. 이렇게 10년을 가면 선거는 선전했지만 지는 일들이 계속 반복될 텐데. 2년 후 총선을 막연하게 윤석열 정부에 실패에 기대해 이기겠지 이런 것을 안 하려면 유권자 지형이 변했으니, 우리는 추가적인 지지층을 포섭하기 위해서 움직여야죠."


"우리에게 열광하는 강력한 개혁주의자 그룹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을 설득을 해야 되는 거예요. 여러분이 원하는 민주당은 강력한 개혁 정당으로 가는데, 선거에서 이기려면 이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 중에서 일부를 우리가 포섭을 해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라고 양해를 구해서 이분들 공략하는 것도 계속해야 됩니다. 그래야 45%, 50% 지지율을 선거 때 얻을 수가 있지요. 윤석열 정부의 잘못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거는 5% 정도밖에 안 돼요."


우 의원은 후임자인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선장을 맡게 된 뒤 따로 만나 별도의 당부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 대신 공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민생에 초점을 맞출 것과 당내 소통을 통해 분열을 막을 것을 당부했다. 당부한 것들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줬다.


"이번에 쌀값 문제를 정부가 받아들여서 45만t을 시장 격리하기로 했잖아요. 인구에서 농민 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어도, (농민이) 600만명 정도 된다는 건 적은 인구가 아니고 국가의 전체 지역구분으로 보면 사실은 한 60% 정도 되는 지역이 농촌 지역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민생 문제 이슈를 이 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성과를 낸 것 같아요. 유능한 민생정당이라는 건 결국 성과를 내는 민생 정당인데요. 이렇게 600만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준 이거는 성과를 낸 거죠. ‘잘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듣기로) 이 대표는 굉장히 당내 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민주당 내 인사들을) 만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하고 대화하고 식사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취임 1개월을 넘어선 이 대표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이 대표가 언론과의 스킨십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조언했다. 비대위원장 시절 매주 기자간담회 등을 자청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던 우 의원은 이 대표에게도 언론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가끔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해서 소통할 필요가 있죠. 결국은 정치는 불편한 질문을 감수하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과정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대통령도 아침마다 가끔 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가는 게 좋다. 언론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것이 우리가 직접 민주주의라고 하면 우리와 가까운 사람, 내 말에 더 관심을 가진 사람하고는 대화할 수 있는데 민주당에 관심이 없는 분들과 소통하기가 좀 어렵거든요. 그건 언론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원래 지지하고 우리를 좋아하는 분들과의 소통이 부족해서 선거에서 애를 먹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가까운 시기에 큰 선거는 없지만 그래도 이게 누적되거든요."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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