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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무솔리니' 伊 멜로니, 첫 극우·여성 총리 유력

최종수정 2022.09.26 11:14 기사입력 2022.09.26 11:14

총선 출구조사 우파연합 상하원 과반의석 확보 무난할듯
재정지출·감세정책 공약에 유로가치 20년만에 최저 기록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이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평한 이탈리아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라는 새 역사를 쓸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 출구조사 결과 FdI가 이끄는 우파 연합이 무난하게 상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FdI, 동맹, 전진 이탈리아(Fi)로 구성된 우파 연합은 전체 400석인 하원에서 최소 227석, 전체 200석인 상원에서 최소 11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FdI는 22~26%의 득표율로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17~21%)을 따돌리고 원내 1당에 오를 전망이다. FdI는 2018년 총선에서 하원 득표율 4.4%를 기록하며 원내 5당에 머물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정치·경제적 위기 속에서 단기간에 수권 정당으로 도약했다.


◆극우 돌풍= 지난 11일 스웨덴 총선에 이어 극우 정당의 돌풍이 재확인됐다. 스웨덴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원내 2당으로 도약하며 우파 연합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멜로니 대표는 2012년 FDI 창당 작업을 주도하고 2014년 당수로 선출된 뒤 반이민과 보수 가톨릭 이념이 녹아든 선명한 극우 행보로 지지세를 확장했다. 그는 스웨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이민 통제를 주장하고 성소수자 권리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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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는 1977년 로마의 남부 가르바텔라에서 태어났다. 가르바텔라는 노동자가 많이 거주해 좌파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영국 BBC는 좌파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태어난 멜로니가 극우 정치인이 된 원인으로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복수심이 동기가 됐을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좌파였던 멜로니의 아버지는 멜로니가 태어난 지 1년 만에 가족을 버렸고 멜로니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했다.


멜로니는 15세 때 이탈리아사회운동(MSI)의 청년 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MSI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추종자들이 1946년 설립한 정당이다. 이 때문에 멜로니는 파시즘을 계승한 ‘여자 무솔리니’라는 평도 듣는다. 하지만 멜로니는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 ‘나는 조르자입니다(I Am Giorgia)’에서 자신이 파시스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로 약세= 이탈리아 총선을 앞둔 지난 23일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96센트 선까지 떨어지며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20년 만의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강력한 재정지출과 감세 정책을 약속한 이탈리아 우파 연정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로 약세에 영향을 줬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탯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지난 총선 직후인 2018년 1분기 말 133.4%였으나 올해 1분기 말 기준 152.6%로 크게 올랐다.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00억유로(약 42조원)에 이르는 국가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멜로니는 이탈리아 재정 상황상 더 이상의 적자 재정은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멜로니는 과감한 재정지출을 하더라도 EU 재정준칙을 지킬 것이라며 이탈리아 정부 재정이 파탄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는 우크라이나 전쟁,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서도 우파 연정의 다른 두 정당 대표와 이견을 보인다. 멜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강력 비판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연대 강화,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주장한다. 반면 동맹의 살비니 대표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Fi 대표는 모두 친러시아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 같은 입장차 때문에 우파 연정이 순항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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