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은 '오픈런' 안해도 되네"…한 백화점에 구찌 매장만 6개
명품 인기에…카테고리 세분화하는 백화점
남성패션, 주얼리, 신발 등 별도 매장 확대
소비 양극화 심화·플렉스 문화 양산으로 소비층 확대·소비 품목 다양화
갤러리아 명품관, 연내 샤넬·루이비통·디올 슈즈 단독 매장 오픈
신세계 강남점 구찌 매장만 6곳…에르메스 1층 '액세서리' 매장 열어
롯데 본점 남성해외패션, 명품 별도 매장 효과…매출 3배 신장
직장인 김소연(32)씨는 올 추석에 받은 상여금으로 '나를 위한 선물'을 하기로 마음 먹고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으로 향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니백을 살펴보기 위해 샤넬, 디올 등 명품 부티크에 들를 생각이었으나 주말 오후 대부분 매장은 대기가 너무 길었고, 이미 대기인원이 마감돼 입장할 수 없는 매장도 있었다. 김씨는 제대로 살펴보고 맘에 쏙 드는 상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에 '플렉스' 품목을 가방에서 반지로 바꿨다. 같은 샤넬이지만 부티크와 별도로 조성돼 있는 파인주얼리 매장은 '오픈런'이 필요없는 데다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응대를 받을 수 있어서다.
명품 브랜드 인기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업계가 명품 특화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가방과 의류, 신발 등을 함께 선보이던 부티크 매장에서 각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남성패션, 주얼리, 신발 등 매장을 별도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최근 몇 년 새 소비 양극화가 심화된 데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플렉스’ 문화 등이 양산되면서 소비층이 확대됐고, 이들이 찾는 품목 또한 다양화됐다는 점에 주목한 변화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 샤넬·루이비통·디올 등 명품 브랜드 슈즈 단독 매장을 연내 오픈하기 위한 리뉴얼 공사를 시작했다. 갤러리아는 기존 마놀로 블라닉, 크리스챤 루부탱, 지미추 등으로 구성된 웨스트 3층 명품 슈즈존에 이들 명품 브랜드 단독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 ‘국내 최고의 명품 슈즈존’을 만들 방침이다. 백화점 측은 "신규 오픈하는 3개 매장 모두 슈즈 단독 매장으로는 각각 국내 최고 수준의 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명품 브랜드가 소비 여력이 충분한 일반 소비자까지 흡수하면서 명품 소비 패턴도 변화했다. 과거엔 백화점 일부 VIP를 중심으로 샤넬을 사기 위해 부티크에 들렀다가 마음에 드는 신발이 있으면 구매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엔 이보다 범위를 넓힌 일반 소비자들의 신발 구매 옵션에도 샤넬 등 명품 신발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별도 매장이 조성되면 구색이 확대돼 더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접할 수 있고, 대기가 분산돼 오픈런 없이 쾌적한 쇼핑을 할 수 있게 된다. 방문객의 구매 빈도를 높이면서 브랜드, 백화점,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시도를 가장 먼저 한 곳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다. 2016년 6층 본관·신관과 7층 신관 등에 남성전문관을 선보이면서 루이비통 남성 매장을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먼저 선보였다. 현재 강남점엔 구찌 매장만 여성 부티크 1·2, 가방, 주얼리, 슈즈, 남성 등 6곳이다. 샤넬과 루비비통 역시 각각 3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에르메스는 최근 1층에 스카프, 지갑 등 입문 고객을 위한 상품을 판매하는 액세서리 매장을 별도로 오픈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역시 구찌 매장 4곳(복합·잡화·의류·남성)을 비롯, 루이비통, 디올 등 매장을 2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본점은 남성해외패션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디올을 포함해 톰포드, 돌체앤가바나, 발렌티노 등 럭셔리 브랜드의 남성 별도 매장을 대거 선보이면서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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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이 명품 브랜드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매장 수를 늘리면서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7%에서 2020년 21%, 지난해 26%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20%까지 확대됐다. 현대백화점 역시 2019년 19%에서 지난해 24%로 매출 비중이 커졌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한때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현상에 주목했으나 이제는 이를 특수한 현상이 아닌 소비 행태의 변화로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명품 카테고리 세분화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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