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정부에 노사 개선방안 7개 과제 건의
쟁의 대응 '대체근로' 허용…美·英·獨처럼 점거 금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등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원청 책임·손해배상 금지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등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원청 책임·손해배상 금지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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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한 근로자 행동을 신규채용 등을 통해 수습하도록 하고, 필요시 미국 영국 독일처럼 노동조합이 사업장을 점거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경영계가 정부에 전달해 관심이 쏠린다.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릴 만큼 노(勞) 측으로 기운 법체계를 뜯어고쳐 경영 애로를 줄여달라는 것이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직장점거, 비종사근로자 사업장 출입 규정 등 7개 과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고용노동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7개 과제는 ▲쟁의행위 시 대체근로 허용 ▲직장점거 금지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비종사근로자 사업장 출입 시 관련 규칙 준수 ▲단체협약 유효기간 실효성 확대 ▲쟁의행위 투표절차 개선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한 행정관청의 시정명령 효력 강화 등이다.

"쟁의행위에 '속수무책'…대책마련할 기회는 줘야"

전경련은 기업 입장에서 파업만 발생하면 '펑크'난 업무를 대체하기가 까다로운 현실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규채용, 도급, 파견 등 대체근로로 파업 손해를 메우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아놔 문제라는 것이다. 생산차질, 판매감소, 수출지연은 물론 계약 미준수에 따른 패널티와 협력업체 폐업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반대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은 대체근로를 통해 파업 손실을 막을 길을 열어준다. 미국은 신규채용, 도급 등 모든 형태의 대체근로를 허용한다. 독일, 영국은 파견근로자를 제외한 대체근로는 풀어준다. 프랑스는 파견·기간제근로자를 제외한 대체근로는 허용한다.

전경련은 "한국은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 방어권이 부족해 노조의 과도한 요구, 무분별한 투쟁에 기업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대체근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美·英은 직장점거시 해고 선진국 '반면교사'"

전경련의 '속수무책'이란 표현은 직장점거로 이어진다. 전경련에 따르면 노동조합법 때문에 직장점거 허용 지역에선 폭행, 시설파괴, 영업방해 등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대우조선해양 도크 점거 등을 예로 들었다.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선 직장점거를 불법으로 판단해 금지한다. 사업장 밖에서만 파업토록 한다. 미국 영국에선 불복자를 해고할 수도 있다.


일본도 한국처럼 사업장 일부 점거까지는 허용하지만 근로손실 일수가 한국보다 훨씬 적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0~2020년 연평균 파업 근로손실 일수가 한국이 38.1일인 반면 일본이 0.2일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직장점거는 사용자의 재산권을 침해할뿐 아니라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근로자 업무까지 방해하고 행위"라며 "한국도 선진국처럼 사업장 시설 점거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고소남발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노조가 기업을 일단 '고소하고 보는' 빌미를 제공하는 부당노동행위 관련 부조리한 규정도 손질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부당노동행위제도는 사용자만 일방적으로 규제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부과한다. 이 때문에 노조는 고소·고발을 남발한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펴낸 '고용 노동백서'에 따르면 2020년에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된 부당노동행위를 받은 사용자가 실제로 기소된 비율은 15.5%에 불과하다. '84.5%'는 허수에 불과했다.


반대로 노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별다른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노조의 정당한 이유 없는 교섭 거부, 특정 노조 가입 강요, 운영비 지원 요구 같은 행위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 미국의 경우 노조와 사용자 모두 균등하게 규율한다.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일본은 한국처럼 사용자만 규정하지만, 형사처벌 조항은 없다. 독일, 영국엔 부당노동행위 제도 자체가 없다.


전경련은 "노사교섭력의 균형을 유지하고 공정한 노사관계 질서를 세우기 위해선 미국, 일본처럼 사용자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고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제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체협약 효과, 교섭 대표노조 지위 유지 기간 '3년'으로 통일"

전경련은 ▲해직자 등 비봉사 근로자의 사업장 출입 거부권 행사 내지는 최소한의 규정 준수 의무 부여 ▲단체협약과 교섭 대표노조 지위를 똑같이 '3년'으로 유지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단체협약-교섭노조 기간 불일치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단체협약 효과는 3년간 유지되는 반면 교섭노조 지위는 2년만 유지된다. 사용자가 애써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교섭노조와 맺어놨는데 협약이 끝나기도 전에 교섭노조가 바뀌기라도 하면 손실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협약이 제대로 지켜질 리 없다. 이는 임단협 때문에 빚어지는 노사 갈등과 교섭 비용을 줄이려고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한 노조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꼴이라고 전경련은 꼬집었다.


전경련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실효성 있게 확대되고, 노사가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려면 단체협약 유효기간과 교섭 대표노조의 지위 유지 기간을 3년으로 똑같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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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경제본부장은 "한국은 노조의 쟁의행위 권리는 충분히 보장하지만,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사용자의 방어권 보장 체계는 미흡한 편"이라며 "노사 갈등에 따른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노조법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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