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변호사, 재판 출석은요?" 로이어드컴퍼니, 고충 해결사로 나서
복대리인 매칭서비스 변호사 3000여명 활용
재판 중계 서비스도 제공…실시간 진행 상황 확인
중·소상공인 변호사 매칭 '로터리' 론칭 예정
서울에 사는 변호사 강모씨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 확진자 밀접접촉으로 격리대상자가 됐다. 그는 이틀 후 제주도에서 재판이 예정돼있던 일촉즉발의 상황. 변호사가 재판에 불출석할 경우 법률상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강씨는 자신을 대신해 재판장에 출석할 '복대리인'을 구하던 도중 로이어드컴퍼니의 복대리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변호사들이 간편하게 복대리 변호사를 매칭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것이다. 강씨는 "다행히 이미 서면으로 충분히 변론한 상태였기 때문에 제주에 사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에는 관행처럼 내려오는 복대리인 제도가 있다. 대리인이란 민사재판에 선임된 변호사의 공식 명칭인데, 복대리인은 '대리인의 대리인'이란 뜻으로 변호사가 선임한 변호사라고 볼 수 있다. 민사소송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변론은 서면(문서)으로 진행되고 실제 재판 당일에는 특이사항이 없는지 간단히 확인하는 절차가 많다. 그래서 재판이 5분 만에 끝날 때가 대다수다. 하지만 간단한 절차라고 해도 변호사가 재판에 불출석할 경우 상대방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등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재판에는 꼭 나가야 한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의뢰인의 동의를 전제로 해당 지역에 있는 변호사에게 재판 출석만 부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선임된 변호사를 복대리인이라고 부른다.
손수혁 로이어드컴퍼니 대표(사진)는 1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지방법원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에서 부산까지 갔는데 약 30초 만에 재판이 종료된 웃지 못할 일을 직접 겪었다"며 "2020년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던 중 이 같은 단점을 해소하고 변호사들이 간편하게 복대리를 매칭할 수 있도록 앱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2020년 5월 출시된 복대리 서비스는 9월 현재까지 3000명 이상의 변호사가 서비스에 가입해 9000여건 이상의 매칭 체결 계약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발표한 개업변호사 2만6000명의 약 12%에 해당하는 숫자다.
손 대표는 "복대리 서비스 이용자들은 모두 변호사로서 초년차 변호사부터 20년 이상 경력의 변호사들이 골고루 분포해있다"며 "문서를 통해 주장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재판장에게 종결을 구할 때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회원이 전국적으로 분포해있지 않아 지방재판에 출석할 복대리 변호사를 찾기 위해 로이어드컴퍼니 직원들이 직접 속초 소재 법률사무소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매칭해준 에피소드도 있다. 이모 변호사는 복대리 서비스를 지난 6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실시간으로 활용했다. 그는 "앞선 재판이 예정보다 많이 지연돼 이어진 재판에 출석하기 어려웠는데, 복대리로 현장에 있는 변호사와 연결돼 출석을 요청할 수 있었다"고 했다.
로이어드컴퍼니는 실시간 재판 중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법원 내 개별 법정에서는 하루에 적게는 수십 건, 소액재판의 경우 수백 건의 재판이 열린다. 재판의 특성상 배정된 시간이 정확히 지켜지기 힘들고 사건 진행이 지연될 때가 다반사다. 지금까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정 앞에 설치된 전광판을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예를 들어 오후 3시 사건을 위해 2시50분까지 법정 앞에 도착해보면 아직 2시20분 사건을 하고 있기 때문에 30분 이상 꼼짝없이 그 앞에 대기해야 했다.
이러한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손 대표는 복대리 앱을 통해 변호사들에게 재판 현황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지난 6월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 7월부터 서울남부지방법원을 시작으로 재판 현황을 중계하고 있다. 손 대표는 "복대리에서 재판현황 중계를 시작한 이후 두 달간 변호사 회원 증가가 평소 증가율의 3배가 넘었다"면서 "변호사들의 사소한 니즈를 해소한 점이 큰 호응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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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이어드컴퍼니는 기업용 변호사 매칭 솔루션 '로터리'를 개발하고 이달 말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돼 향후 2년간 5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는다. 로터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법률 서비스를 요청하면 이를 해결해줄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손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은 약 689만개가 있는데 그중 685만개 업체는 자문 변호사는커녕 내부에 법무 담당 인력도 전무한 실정"이라며 "로터리 서비스를 통해 변호사가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닌, 일상적인 법률문제를 해결해줄 서비스 제공자 역할을 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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