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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中, '겁먹은 불량배'라 더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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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도 펠로시 순방 이견
뒷감당은 대만·동맹국의 몫
中 '대만통일 리허설' 속
美의회 대만정책법 표결은 연기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져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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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펠로시는 가고 대만은 남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시끌벅적했던 대만 방문을 이렇게 평가했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번 아시아 순방을 거치며 주요국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각국 정상들과 의회 수장들을 차례로 만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자신의 강경 대중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그 뒷감당은 고스란히 대만과 주변국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항상 샌드위치 신세였던 한국은 이제 대만 해협 위기도 상수로 놓고 정책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으로 돌아간 뒤 방송에 출연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겁먹은 불량배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다녀간 뒤 중국이 벌인 군사 도발에 대해서는 "그들이 늘 하던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평가했다. 중국이 쏜 탄도미사일이 대만 상공를 지나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지고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제집 넘나들 듯했는데도 말이다.


과연 대만도 같은 생각일까.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만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의 군사 훈련을 ‘대만 통일 리허설’로 보고 있다. 중국은 대만 주위를 6개의 구역으로 나눠 전면 포위했다.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경우 이런 식으로 하겠다는 것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말이다. 대만인들이 느꼈을 전쟁에 대한 공포감은 어땠을지 짐작할 만하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은 펠로시 의장이 얘기한 대로 ‘굳건한 친구’ 대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여기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


미 상원은 대만정책법의 표결을 계속 미루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도 이 법이 몰고올 후폭풍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 법안은 대만을 비(非) 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향후 4년간 45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가결될 경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성과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유사시 대만 안보에 대한 미국의 보호 의지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미국의 대중 전략을 더욱 꼬이게 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펠로시 의장의 무분별한 대만 방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포위 전략을 망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백악관의 부정적 기류에도 불구하고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을 강행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미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 그의 방문은 동맹국들을 난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 방한 기간 중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로 통화한 것은 한국이 미·중 간 분쟁에 깊숙이 말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펠로시 의장의 말대로 시 주석이 지금 겁에 질린 상태라면 더 큰 문제다. 겁 먹은 개가 더 크게 짖고 집에 찾아온 손님까지도 물어버린다. 역사적으로 세계를 움직인 수많은 전쟁들이 서로 겁먹은 두 국가들 간의 우발적 충돌에서 시작됐다. 전쟁 직전까지 갔던 1962년 쿠바 위기도 마찬가지다.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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