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감독 "쿠팡플레이, 일방적 편집으로 작품 훼손"(종합)
이주영 감독 "동의 없이 8부작을 6부작으로 편집해 송출"
쿠팡플레이 "애초 합의한 작품 분위기와 너무 달라 재편집"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가 드라마 '안나'를 감독 동의 없이 6부작으로 편집해 송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은 2일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안나'를 편집해 작품을 훼손했다"라고 항의했다.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시우에 따르면 '안나'는 8부작(회당 45~61분)으로 촬영됐다. 하지만 제작사 컨텐츠맵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6부작(회당 45~63분)으로 편집해 주요 내용이 생략되거나 압축됐다. 이 감독은 "제가 연출한 것과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라며 "창작자로서 더 이상의 고통을 견딜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 8개월에 걸쳐 '안나' 극본을 집필했다. 쿠팡플레이가 컨텐츠맵을 통해 최종고로 승인해 메가폰을 잡고 약 5개월 동안 촬영했다. 협력 관계는 지난 4월 편집본 회의부터 틀어졌다. 이 감독은 "'안나'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니 1주일 뒤 계약 파기까지 언급하며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받아 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5월 30일에 8부작 분량의 마스터 파일을 전달했는데 6월 7일에 다른 연출자와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는 6월 24일부터 '안나'를 6부작으로 공개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단순히 분량만 줄인 수준이 아니었다. 구조, 시점 등과 상관없는 컷을 붙여 애초 촬영과 편집 의도를 훼손했다. 이 감독은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딧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으나 그조차 거절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방적이고도 고압적인 처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상처받았다"라며 "쿠팡플레이는 감독인 저는 물론 후반작업 업체를 포함한 스태프에게 사과하라"라고 항의했다. "8부작 마스터 파일을 감독판으로 공개하고, 일방적 편집을 반복하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라"고도 요구했다.
시우는 국내 영상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을 감독의 저작인격권 침해 행위로 보고 있다. 송영훈 변호사는 "영상산업의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위해 재발 방지가 시급한 사안으로 판단한다"라며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 및 시정조치 이행하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안나'는 타인보다 우월한 기분을 누리고자 저지르는 '갑질'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를 포함한다"라며 "쿠팡플레이는 이러한 메시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한 '안나'를 '쿠팡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개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작자가 무시·배제되는 '오리지널'이란 존재할 수 없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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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측은 "가편집본이 처음에 합의했던 작품 분위기와 너무 달라 수차례 수정을 요구했으나 피드백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이 감독과 편집 작업까지 마무리하게 되면 대중성 있는 콘텐츠를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해 재편집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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