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누가 펠로시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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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과 중국. 현재 세계 정세와 경제를 주도하는 확고부동한 G2(주요 2개국)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제적 영향력이 확산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쟁은 현재 세계 정세의 핵심이다.


두 사람 사이에 불쑥 등장한 여인이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다. 여장부다.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다. 미 하원의장이 어떤 자리인가. 하원의장은 행정부 인사는 아니지만 대통령, 부통령 유고 시 자리를 물려받는다. 대통령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인사다. 펠로시 의장은 82세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이도 많다. 캘리포니아에서 내리 18선을 했다. 36년차 의원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단숨에 미·중 갈등의 핵심이 됐다. 그가 자신에게 돌아올 스포트라이트와 우려를 몰랐을 리 없다.


펠로시는 뚝심의 여장부다. 민주주의와 인권 중심의 신념에 기반해 옳다고 믿는 것은 관철해 왔다. 그의 이번 대만 방문이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보라는 견해도 있지만 평소 생각을 실천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자. 그는 동맹국이라도 원칙에서 벗어났다면 칼을 댔다. 펠로시 의장은 2007년 의장 취임 직후 미국의 핵심 우방인 일본의 강력한 저지 노력과 로비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결의안을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는 한국 정치인들과 만날 때마다 이를 가장 먼저 언급할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펠로시 의장이 위안부 결의안 처리 직후 관계자들과 이용수 할머니를 의장실로 초대하고 축하한 것을 회상했다. 그가 앞뒤를 재지 않고 정의를 우선시하는 여장부임을 보여주는 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때마다 연설문을 북북 찢은 행동 역시 행동으로 불만을 보여준 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펠로시 의장이 전제주의를 강화하며 대만을 위협하고 3연임을 시도하는 시 주석에 대한 배려는 있을 수 없다.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승리가 유력하다. 시 주석이 오는 10월 3연임을 확정한 이후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민주당은 지난 2년간 겨우 유지해왔던 의회 권력을 빼앗길 것이 분명하다. 시 주석의 권력은 강화되지만 바이든은 더욱 약한 모습으로 전락할 것이 확실시된다. 펠로시의 시대도 끝날 가능성이 크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향후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후세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지금 속단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가 앞뒤를 재면서 불의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정치권의 모습을 보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우리 국회 연설에서 우리 의원들은 한심스러운 작태를 보였다. 행사장 자리도 다 채우지 못했고 한 고참 의원은 졸기까지 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내부 총질 정치인으로 전락해 전국을 유랑하고 있다. 정도를 걸었던 펠로시 의장도 2010년 중간 선거 패배로 의장직을 내놓은 후 절치부심 끝에 9년 만인 2019년 하원의장으로 복귀했다. 이 대표도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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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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