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감당 못해 이사간 외곽집선 "반려견 키우지마"…양육 포기하는 미국인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최근 미국에서 급등한 물가로 반려동물까지 고통받고 있다. 식료품이나 주거비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용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양육을 포기하는 사람이 증가한 탓이다.
최근 뉴욕포스트(NYP)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뉴욕시 동물보호센터에 반려동물을 포기한 사람이 지난해보다 25%가량 늘었다. 비영리단체 쉘터 애니멀스 카운트(Shelter Animals Count)도 올해 들어 동물보호소 1050곳에 온 반려동물 수가 1월 3만1606마리에서 6월 3만8066마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외에도 오하이오주 북동부 도시 애크런, 플로리다주 잭슨빌과 올랜도, 캘리포니아주 스톡턴, 텍사스주 휴스턴 등 미국 곳곳에서 반려동물을 보호소에 맡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NYP는 전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 닥친 40여년만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기가 반려동물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대 상승 폭으로, 전문기관 예측마저 뛰어넘은 수치다. 품목별로는 휘발유(59.9%)를 비롯해 전기 요금(13.7%), 식료품(12.2%), 의류(5.2%) 등 생필품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급증한 주거 비용이 반려동물을 포기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월세 인상이나 실직 등으로 주거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은 외곽으로 밀려나게 됐고, 반려동물을 받아주지 않는 집으로 이사하게 되면서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도 크게 늘면서 '펫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펫플레이션은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반려동물기업 뉴스매체 펫에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반려동물 사료 가격은 전년 대비 10.3% 급등했고 각종 반려동물용품 가격도 9.3% 올랐다. 또 CPI를 토대로 볼 때 반려동물 총비용은 올해 초부터 지난 6월까지 7.1% 뛰었다.
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는 반려견 1마리를 키우는 데 연평균 1391달러(약 182만원), 반려묘 1마리는 1149달러(약 15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다만 여기에는 치아 관리, 미용, 의료(중성화, 마이크로칩, 예방접종), 반려동물용품(캐리어, 케이지, 목줄, 배변함, 스크래처, 빗) 등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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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급등한 물가로 사료 가격이나 주거비 부담이 늘면서 사람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반려동물들의 고통까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시 동물보호센터의 한 담당자는 NYP에 "보호자들이 실직하거나 생계비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서 반려동물을 포기하고 이사를 한다"며 "사료부터 생필품 가격까지 모두 올랐고 많은 보호소도 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정말 슬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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