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차단 장기화 현실로…공포에 떠는 유럽
러 가스프롬 공급계약 파기 선언…의존도 높은 獨 철강·화학 비상
내년 말까지 獨GDP 6% 감소 전망…EU도 최대 1.5%P 감소 예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일부 유럽 가스기업들에 ‘불가항력(majeure)’을 선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가항력은 공급에 적용되는 법적 용어로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 등으로 공급 계약을 이행하지 못 하게 된 기업들이 선언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가스 공급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정기 보수를 이유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폐쇄했다. 이를 핑계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애초 정기보수는 오는 21일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가스프롬은 서한에서 불가항력의 종료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독일 에너지 기업 유니퍼, RWE 등이 가스프롬으로부터 불가항력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당장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철강·화학 공장들은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독일 최대 철강업체 티센크루프 관계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용광로 가동을 중단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BASF는 가스 공급량이 평소의 절반으로만 줄어도 화학물질 분해설비 가동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천연가스를 주 원료로 하는 비료 공장도 생산을 멈춰야 할 판이다.
독일화학산업협회(VCI)에 따르면 독일 화학기업 중 가스가 없을 경우 석탄이나 석유로 대체할 수 있는 비율은 2~3% 정도에 불과하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독일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6%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세계 공급망 충격이 2.5배가량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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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체로도 심각한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 EU 집행위원회는 20일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초안에 따르면 EU는 러시아 가스 공급이 중단되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겨울이 닥치면 EU GDP가 0.6~1.0%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겨울이 예년보다 추울 경우에는 GDP 감소폭이 최대 1.5%에 달할 것으로 EU는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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