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회계법인 '감사 갑질' 막는다…금융위, 지정감사제 '손질'
자산 2조 대기업, 4대 회계법인이 지정감사 전담
감사인군 분류 현재 5군->4군 개편
기업이 재지정 요구한 기업 패널티 부과
감사품질 낮은 회계법인 지정감사 감소 전망
금융위, 내달 '회계개혁 평가·개선 추진단' 발족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올해 10월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대형기업에 대한 지정 감사는 4대 회계법인이 전담한다. 또 주기적 감사인이 지정된 기업이 재지정을 신청한 회계법인에게는 패널티가 부과된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 이후 중견 회계법인에 대한 지정감사 쏠림 현상이 나타났는데, 회계품질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감사보수만 부풀렸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감사인 지정제도 보완 방안이 담긴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변경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감사인 지정제는 기업의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회계법인을 정부가 지정해주는 제도로, 2017년 회계개혁의 일환으로 주기적 지정제가 도입되면서 감사인 지정 기업이 대폭 확대됐다. 주기적 지정제는 감사인을 6년간 자유롭게 선임한 기업에게 3년간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최근 상장사 절반 이상이 감사인을 지정 받고 있다.
지정 감사는 감사인의 독립성을 높여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을 개선한 반면, 회계감사 비용을 끌어올려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의 큰 대형기업의 경우 복잡한 회계처리가 필요한데 이를 담당한 중견 회계법인의 품질관리가 미흡하고 부실감사 대응 여력도 부족하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에 개선안은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기업은 감사품질관리 수준이 가장 높은 회계법인이 지정 감사를 수행하는 등 회계법인이 감사할 수 있는 기업군을 다시 분류했다. 현재는 지정감사를 할 수 있는 등록 회계법인 58개를 회계사수와 매출, 분식회계 발생시 투자자에 대한 손해배상능력 등을 감안해 5개 군으로 분류하고 기업규모(자산총액 기준)에 따라 회계법인 정해진다. 회계인력이 많은 이른바 4대 회계법인(삼일, 삼정, 한영, 안진)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의 지정감사만 수행하는 방식이다. 개선안은 기업군을 4개로 나누고,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4대 회계법인이 맡도록 했다.
중견 회계법인 쏠림 현상을 초래했던 '하향 재지정 제도'도 손질한다. 하향 재지정제는 기업군이 속한 군보다 상위군에 있는 회계법인을 지정받을 경우 하위군 회계법인으로 재지정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 16년부터 감사인 재지정 사유의 72%에 달한다.
이에 누적적자와 관리종목 등의 감사위험이 높은 기업에 대해선 하향 재지정을 제한하고, 동일군내 재지정을 허용했다. 회계법인이 터무니 없이 높은 감사비용을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이 감사인 재지정을 신청하면 감사인 지정점수에서 감점을 받는 패널티도 마련했다.
아울러 회계사수 기반인 감사인 지정점수도 품질관리감리 및 품질관리평가 결과를 반영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오는 9월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즉시 시행되며, 올해 10월 2023사업연도에 대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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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관계자는 "감사인 지정제도에 대한 개선 여부는 그동안 운영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사회적 논의 과정을 충분히 처져 검토할 예정"이라며 "8월중 학계·기업·회계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회계개혁 평가·개선 추진단(단장 자본시장국장)을 구성해 실무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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