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대상자, 장관만 바라볼 것"… 행안부 최종안에 경찰 반발
경찰업무조직인 경찰국 신설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 등이 담긴 '경찰제도개선방안' 발표를 앞둔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위로 먹구름이 끼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15일 행정안전부가 경찰제도 개선방안을 확정하자 일선 경찰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집단반발을 주도해온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최종안 발표 직후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직협은 내주 중에는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직협은 전날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최종안 발표 이틀 전인 13일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삼보일배 시위도 벌였다. 이들은 당시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하고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행안부가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자 경찰 내부에선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일선서에서는 승진 대상자들이 행안부 장관만 바라보게 될 것"이라며 "경찰국이 의견조율 창구라고 하지만 그게 과연 조율일까 의문이다"라고 했다. 경찰 중립성·독립성은 물론이고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희근 청장 후보자 등 지휘부를 향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한 경찰관은 "현장 의견이 반영되도록 행안부와 소통하겠다던 윤 후보자를 비롯한 지휘부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한 경찰관은 "주요 사건의 경우 행안부가 관심을 갖고 개입할 소지가 있다"며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독립성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서 직협회장은 "경찰청장도 수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할 수 없는 상황인데, 사실상 수사에 관여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했다.
경찰 공안직화(공안직 수준의 기본급 조정)와 복수직급제 도입 등 당근책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적절한 당근책을 제시해 수용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작은정부 기조에 공안직화 급여 인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찰 조직 대부분 인력이 순경 출신"이라며 "조직을 달래고 친화적으로 보이려고 순경을 챙겨주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력 보강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내보였다. 한 일선서 수사 경찰은 "행안부 외 기재부에서도 인력 자체에 대한 예산을 늘려줘야 가능한 일"이라며 "수사직제로 인력 충원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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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내달 시행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행안부와 새롭게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국 인력의 약 80% 가량이 경찰공무원으로 채워지니 예산 운영 측면에서 입장을 반영하고 인사 문제에서도 장관과 경찰청장이 수시로 소통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나쁘지 않을 수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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