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벌, 생명권 침해 안 돼"vs "중대한 공익 위한 생명권 제한 가능"
헌법재판소, 4시간30분 동안 ‘사형제’ 공개변론… 존치 여부 공방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형법 41조 1호와 250조 2항 중 '사형'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 변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사형제도에 대해 세 번째 위헌심사를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가 14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사형제가 위헌임을 주장하는 청구인 측은 "국가가 형벌로 인간의 생명권을 침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피청구인 측은 "중대한 공익 지키기 위해 형벌을 가하고 응보적 정의와 범죄일반예방 실현 측면에서 보면 생명권 제한이 가능하다"고 맞섰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심판정에서 존속살해 및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가 사형을 형의 종류로 정한 형법 제41조 1호와 법정형에 사형이 포함돼 있는 형법 제250조 2항(존속살해) 등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공개변론에서는 A씨를 대리하는 변호인과 이번 사건의 이해관계인인 법무부 장관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 측 의견진술에 이어 양측이 추천한 참고인들이 각각 사형제의 폐지와 존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은 "죽음과 삶은 제도를 넘어서 자연이 부여한 현상인데, 국가가 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따져봐야 한다"며 "생명이라는 것은 국가 이전에 인간에 주어진 대전제로 국가가 마음대로 생명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은 오래 전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권은 국가 이전의 권리이고 국민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엄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며 "사형제 존속의 증명책임은 국가에 있다. (사형제는) 특별예방기능을 처음부터 완전히 포기하고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해 개선·교화를 배제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피청구인 측 대리인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신설하면사 사형제 대체를 주장하고 있는데, 인간의 생존본능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고려하면 사형 위하력을 대체할 수 없다"며 "특수한 사회악을 영구히 격리하는 차원에서 사형제 입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영국에선 1965년 사형제 폐지 이후 20년 동안 발생한 살인죄가 사형제 폐지 이전 20년에 비해 60%증가하는 통계가 있다"며 "오판 가능성을 폐지 근거로 드는데, 사형제 자체 문제가 아니라 사법제도의 숙명적 한계다. 이는 관련제도 개선으로 해결할 문제이고 사형제로 침해되는 사익은 극악한 범죄 저지른 자에 대한 형벌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구인 측 참고인 허완중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형제도 위하력과 관련해 우리 헌법은 헌법10조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임무를 부여했다"며 "국가가 기본권 제한하려면 제한 사유를 헌법 37조 2항에 따라 입증할 책임있고, 제한은 헌법성 정당성 인정된 제약이어야 하고 입증을 못한다면 제한이 아니라 침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피청구인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하력 효과라는 게 범죄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이 범죄를 저지를 생각 자체를 차단하는 것도 봐야 한다"며 "극단적 범죄는 계속 발생하는데 형벌을 없애야 한다면, 범죄자 인권만 생각하고 일반 시민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 게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헌재는 1996년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2010년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각각 사형을 형의 종류로 규정한 형법 제41조 1호와 법정형에 사형이 포함돼 있는 형법 제250조(살인죄) 등에 대해 합헌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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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가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9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 재판관 중 사형제 폐지 입장을 밝히거나 적극 검토 의견을 낸 재판관은 유남석 헌재소장을 비롯해 이석태·이은애·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모두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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