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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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한국의 전세계 10위권 경제성장과 글로벌 수준의 도약은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문화컨텐츠는 다방면에서 인정받고 있고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았으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에서 빠른 속도의 글로벌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성장에 그 기반이 되는 지식재산권이 있다. 세계적인 특허 강국인 한국은 국제특허출원에서 전세계 4위를 유지하고, 세계 표준특허 점유율은 21년 22.8%로 1위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미국내 특허만 8만건으로 IBM에 이어 2위에 달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결국 성장은 그 속도가 느려지고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 국면이 온다. 지속성의 핵심은 혁신이다. 무한한 국가간, 기업간 경쟁에서 장기간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우위를 유지하는 것으로만 지킬 수 있다. 1980년대 미국 기업들의 경쟁자였던 일본 기업들이 지금 그 혁신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봐도 그러하다.


최근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는 것이 중국기업이다. 한때 카피캣의 대명사로 인식됐지만 지식재산권에서 중국의 지위는 이제 다르게 평가돼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의 AI 특허 출원건수는 2010년에서 2019년까지 누적 8만1236건으로 전세계 1위의 엄청난 양적 성장을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식재산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이제 글로벌 기업들을 위협할 만한 경쟁우위를 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우리 기업들의 혁신 전략이 전환돼야 한다. 그 기반은 바로 우리의 축적된 지식재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은 양적 성장은 극대화됐으나 적극적인 보호와 사업화, 수익창출에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IMD가 발표한 한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정도는 지난해 36위로 보유 규모에 비해 큰 차이가 나고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2020년 기준으로 18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아직까지 흑자를 기록한 바가 없다. 지식재산권의 보유 강국이지만 이에 기반한 부의 창출은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지식재산 보호인식 강화

성장의 지속성을 위해 이제는 대기업과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혁신 성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 혁신에 대한 열망과 스타트업 기업가들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개발 노력은 그 협력, OEM 제조, 유통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의 탈취, 유출, 모방 등으로 가로막히고 있다. 많은 제도와 정책이 도입되고 있지만 결국 지식재산의 보호는 얼마나 타인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가치있는 재산권으로 존중하는가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AI의 창작과 발명에 대해서도 가치 인정을 고민하는 지금, 수많은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업들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혁신 성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식재산 기반 수익창출

또한 글로벌 기업과 정면 승부를 할 수 있는 국내 기업들의 비즈니스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의 무형자산 비중은 이미 2000년대 이후 대부분 80% 이상을 기록했고 90% 이상인 기업들도 많다. 이는 지식재산권을 비롯한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는 뜻이다. 지식재산권 라이센스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핵심 원천이 될 수 있다.


1911년 설립이후 100년 역사를 이어가는 IBM은 PC산업에서의 위기를 계기로 사업 전환과 함께 특허포트폴리오의 라이센스 및 거래를 적극적으로 실행해 1996년부터 최근까지 27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특허, 저작권, 상표권의 적극적인 라이센스를 실행하고 있다. 반면 아직 우리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의 거래와 활용전략은 이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개발과 생산, 판매에 집중해온 반면 무형자산의 거래가치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에 기인한다. 우리 기업들이 제품 판매 뿐만 아니라 라이센스의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고 발명이 R&D가 아닌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것이라는 전략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시장주도 성장은 곧 기업의 혁신주도 성장, 그 기반은 한국인의 발명과 창조를 기반으로 한 성장이다. 지식재산 강국인 한국이 지식재산 부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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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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