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코스피 1년7개월만에 최저 추락…2500 붕괴 위협 "바닥 뚫고 지하실 남았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그야말로 '블랙먼데이' 양상이 연출됐다. 13일 하락 출발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장 마감 직전까지 낙폭을 확대하면서 각각 3%, 4%가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최악의 인플레이션 공포에 짓눌리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국내 증시의 반등 모멘텀이 없어 '공포장세'가 시작됐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5.66포인트(1.76%) 내린 2550.21에 개장한 직후 2%대 급락세를 보이며 2540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계속 낙폭을 확대하면서 2510까지 추락했다. 장 초반에 지난달 12일 장중에 기록한 연저점인 2546.80을 갈아치웠다. 오후 들어서도 낙폭은 커졌다. 3%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2510선이 무너졌다. 전장보다 91.36포인트(3.52%) 하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쳤다. 2500만 간신히 지켜냈을 뿐이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13일(2493.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7개월만에 최저치 기록을 쓴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하락폭은 더 컸다. 이날 전장보다 17.12포인트(1.97%) 내린 852.74에 개장한 직후 2% 넘게 빠지면서 85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키우며 3% 대의 급락세를 보이면서 840선까지 근접했다. 오후 들어서는 4% 넘게 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전장보다 41.09포인트(4.72%) 내린 828.77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고물가 쇼크'에 기인한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금융시장을 압박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5월 CPI가 8.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5월 CPI는 시장의 예상치 8.3%보다 0.3%p 높은 것은 물론 41년래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까지 밟을 수 있다는 예상까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Fed는 1994년 이후 한 번도 이처럼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한 적이 없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 충격으로 패닉 셀링 장세가 이어졌다”면서 “고강도 긴축우려에 소비심리 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증폭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도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5006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기관도 218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만이 668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60억원, 440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704억원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 모두 하락 마감했다. 네이버(-5.93%), 현대차(-5.15%), 카카오(-4.49%), SK하이닉스(-4.35%)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2.66% 내린 6만21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장 중 6만30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13일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6.85%), 은행(-6.30%), 건설업(-5.18%), 서비스업(-4.96%)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상승 업종은 없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선 엘앤에프(0.04%)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0.08%), 셀트리온헬스케어(-1.96%), 카카오게임즈(-4.30%), HLB(-2.54%), 펄어비스(-5.65%), 셀트리온제약(-4.00%), 위메이드(-4.32%) 등이 내렸다.
지수의 하락과 함께 원·달러 환율은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원 오른 1284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1원 오른 1280원에 출발한 후 장중 한때 1288.9원까지 치솟았으면서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중 고가(종가 기준 1288.6원)을 넘었다.
당분간 주가 지수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심리적 저항선인 2500선마저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가 지나야 최근의 조정 흐름 자체가 진정될 수 있겠으나, 물가 리스크가 진정돼야 시장이 안정 또는 반등의 모멘텀을 찾을 텐데 물가의 진정 시기를 누구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저점이) 얼마라고 말하기 어렵고 (현재보다) 더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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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5월 미국 소비자물가 급등 충격으로 약세 압력을 받는 가운데 주중 미국과 중국의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 6월 FOMC 이벤트에 영향을 받으면서 변동성 확대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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