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서 총기규제 입법협상 타결…공화당 10명 서명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른 가운데 상원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총기 규제와 관련한 입법 협상을 타결했다. 위험 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는 이른바 '레드 플래그법' 시행을 촉진하고, 신원조회·학교 내 정신건강프로그램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총기 규제 입법 협상을 진행해온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 등 20명의 상원의원은 이날 이른바 레드플래그법을 시행하는 주(州)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긴 총기 규제 관련 방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의 계획은 생명을 구하는 동시,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한다"며 "광범위한 초당적 지지를 기반으로 상식적 제안을 법으로 통과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현재 워싱턴DC와 19개 주에 시행 중인 레드 플래그법을 촉진하고 다른 주에도 유사 법안을 채택하도록 독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총기를 구매하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 기록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 안전 및 정신 건강 프로그램에 더 많은 예산도 투입한다.
특히 총기 규제를 반대해온 공화당 의원 10명도 이번 합의안에 서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 법안 통과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50 대 50 구도인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최소 10명의 공화당 의원표가 필요하다. 그간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은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처리된 이후, 줄곧 공화당의 반대로 상원 문턱에서 계류돼 왔다.
WSJ는 "예산 등 최종 입법까지 장애물이 남아있지만 1994년 이후 총기폭력과 관련해 가장 광범위한 초당적 조치"라고 보도했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등을 포함한 포괄적 조치를 주장해왔으나 초당적 합의를 이끌기 위해 이러한 내용들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AR-15 등 반자동 소총의 구매 허용 연령을 기존의 18세에서 21세로 상향하는 내용도 제외됐다. 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에서 주장해온 것과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협상에 참여한 한 공화당 의원실의 보좌관은 "원칙적 합의"라며 총기 관련 조항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면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지난달 24일에는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격으로 어린이 19명을 포함한 21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4일에는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를 추종하는 10대가 흑인을 겨냥해 무차별 총격해, 10명이 숨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필요한 조치가 모두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걸음으로, 수십 년 내 의회를 통과한 가장 중요한 총기 안전 법안이 될 것"이라면서 "초당적 지지가 있는 만큼 상·하원에서 법안 처리를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빠른 처리를 촉구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