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인출 고객이 수상하다…보이스피싱 범죄 막아라"
직원이 고객에게 수차례 신고 권유…결국 피해 막아
대포통장 개설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본점 영업부에 65세 노인 조모씨가 찾아왔다. 불쑥 주택청약종합저축 및 예적금 상품 해지 후 현금지급을 요청한 그는 바로 입출식예금의 잔액도 현금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감적으로 수상하다고 생각한 직원은 "고객님, 거래 목적이 어떻게 되시나요?"라고 묻었지만 조씨는 정확한 응답을 회피했다.
그래도 직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금융사기예방진단표'를 내놓고 고객의 거래가 금융사기 대상이 아닌지 재차 확인했다. "보이스피싱이 아니다"라며 현금 지급을 완강히 요구한 조씨는 결국 모든 통장의 금액을 현금으로 찾았다. 직원은 은행문을 나서는 조씨에게 "혹시나 수상하다고 생각되면 건너편에 있는 서대문경찰서에 신고하시라"고 재차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기망책의 꼬리가 길었다. 조씨에게 지역농축협을 방문하여 추가로 현금을 인출할 것을 요구했고, 그때서야 이상하다고 느낀 조씨는 경찰서에 가 사건접수를 하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조 씨는 사건 접수후 본점 영업부에 찾아와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NH농협은행이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에 힘쓰고 있다. 위 사례에서 언급한 영업점 직원 대상 보이스피싱 교육 이외에도 대포통장 개설을 막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올해 2월에는 법인계좌 개설 요건을 강화했다. 의심법인 확인항목에 4개 이상 해당되면 개설이 거절된다. 대포통장(사기이용계좌)으로 피해금 이전 예방을 위해 '비대면채널' 금융사기예방 문진제도도 하고 있다. 농협의 스마트뱅킹이나 올원뱅크로 300만원 이상 출금하면 문진이 실시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특정 기록사항(텔레그램 아이디) 입력을 통한 소액 입금 시도거래도 원천적으로 차단시켰다. 특정 텔레그램 아이디로 아무 통장에나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수십만원씩 입금 시킨뒤 거래를 정지시키고 통장을 계속 쓰고 싶으면 돈을 보내라는 식의 사기 범행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4월부터 시작해 5월 말까지 총 664건이 차단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