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과학기술에 목숨 걸어라."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특강을 열고 국무위원들에게 ‘미래먹거리’인 반도체 산업을 공부하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미래 기술전쟁·안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윤 대통령이 직접 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교육부엔 실질적으로 반도체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싹 다 개혁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등 반도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의 국무위원들에게도 반도체를 공부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공교롭게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사업에) 목숨 걸고 투자한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45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부회장의 발언은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생존을 벌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부회장은 윤 대통령이 발언한 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를 위해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로 떠났다.
나라와 재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목숨’ 발언은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산업의 규모와 경제 안보적 입지가 날이 갈수록 중요해져 지금 모든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내일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호소에 가깝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중 경쟁의 승부처가 반도체 산업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웨이퍼를 펼쳐 들었고, 한국을 방문했을 땐 가장 먼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를 찾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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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반도체 기업 총수의 공통된 목소리가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선 안된다. 지난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당히 힘을 쓸 때 경쟁국인 대만은 반도체 육성에 집중 투자하면서 파운드리 점유율에서 우리와 격차를 벌렸다. 사실상 오늘도 위기인 셈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지시를 계기로 각 정부부처 실·국장들도 투자에 대한 관성적인 망설임과 규제 조치를 다시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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