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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칸] 박찬욱, 칸영화제 K-무비 '신뢰의 씨앗'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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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회 칸 영화제 현장
'헤어질 결심' 4번째 경쟁초청
심사위원대상·심사위원상·감독상 3관왕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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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칸 영화제가 한국영화를 잘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동양의 변방, 작은 나라에서 만들어진 영화쯤으로 여겨지던 때. 국내에 부산영화제가 생기면서 칸은 신상옥-이창동 감독 등의 영화를 초청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 시작한 건 불과 19년 전부터다.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57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 당시 심사위원장이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올드보이’에 매료돼 황금종려상을 주고 싶어 했으나, 심사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심사위원상을 주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이창동·홍상수·김지운·봉준호 감독 등 다수 영화인이 칸 영화제의 문을 두드리며 부지런히 탁월한 영화 세계를 펼쳐온 바. 박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영화의 신뢰의 씨앗을 심은 것은 부정할 수 없을 터다.

그는 2004년 ‘올드보이’(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심사위원상), 2016년 경쟁부문 초청에 초청된 ‘아가씨’에 이어 6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75회 칸 영화제에서 4번째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박찬욱 감독은 29일 오후 8시30분(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75회 칸 영화제 폐막식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파격과 금기를 넘나드는 강렬한 소재와 표현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던 박 감독은 수사멜로극 ‘헤어질 결심’을 통해 전작과 완전히 결이 다른 새로운 작품 세계로 호평을 받은 결과다.


무대에 오른 박 감독은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영화관이라는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우리가 모두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소감을 밝혔다.

[여기는 칸] 박찬욱, 칸영화제 K-무비 '신뢰의 씨앗'을 심다 원본보기 아이콘


박 감독은 폐막식이 끝난 후 75회 칸 영화제의 거점인 팔레 드 페스티벌 프레스룸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한국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제 영화 '헤어질 결심'에는 중국인 배우(탕웨이)가 나오고,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가 출연한 '브로커'는 일본 감독의 각본과 연출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아시아의 인적 자원과 자본이 교류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죠. 예전부터 유럽의 많은 나라가 힘을 합쳐 좋은 영화를 만드는 걸 봐왔는데, 한국이 중심이 돼서 뿌듯하죠. 이런 식의 교류가 활성화돼서 더 많은 영화가 나오길 바랍니다.”


박 감독의 말처럼 올해 칸 영화제에서 발견한 가능성은 영화의 국경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간 아시아는 유럽에 비해 문화적 차이로 협업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몇년간 콘텐츠 시장은 무섭게 변화했고, K무비의 위상은 높아졌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활약한 영화인들이 한국을 아시아 콘텐츠 허브로 만드는 역할을 해낼지 기대가 커진다. 아울러 제2의 박찬욱·송강호의 부재를 인정하고, 새로운 얼굴과 가능성에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를 준비할 때다.


칸(프랑스)=이이슬 기자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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