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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조원의 로또?…2차 추경 초과세수 왜 논란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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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무능 논란 속에 수십조원 세금 예측 달라져
전년 예산안에 비해 53조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
국정조사, 예산 심사 제도 개선 등 대책 거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추경호 부총리,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추경호 부총리,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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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면서 ‘빚’ 한 푼 안질 수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겨줬다. 적자국채는 발행하지도 않고 오히려 9조원을 국채 갚는 데 쓰겠다고까지 했다. 비결은 ‘초과세수’에 있다.


‘초과세수’란 올해 예산이 편성했었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세금이 걷힌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초과세수가 53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며, 이 가운데 44조3000억원을 추경 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기간 각종 공약을 내놓으면서도, 정부 부채 관리 문제를 지적해왔던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단비’와 같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세금이 더 많이 걷힐 테니, 공약은 공약대로 지키면서 부채관리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초과세수 소식에 붉으락푸르락한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재부의 추계 오류가 도를 넘었다"며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과소 추계를 해 온 것인지, 재무당국이 무능해서 그런 것인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까지 언급하며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올해 초 추경 당시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가 50조원 당시 추경에 반대했던 것과 관련해 "홍 부총리는 당시 50조원의 추경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가능하다고 대답했어야 했다"며 기재부의 재정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지난 정부는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를 방어하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자들을 지원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것은 과도한 정부 지출 확대를 우려한 기재부 등 재정당국이었다. 당정이라는 긴밀한 협의관계인데도 불구하고 여당과 정부가 서로 충돌하는 등 숱한 갈등이 있었다. 이랬던 민주당을 허탈하게 만들었던 것은 초과세수였다. 돈이 없다더니 나중에 세금이 많이 걷혀 돈이 있다고 밝히는 식이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추경호 부총리,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추경호 부총리,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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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와 관련해 재정 전문가들은 기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제 상황 등이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올해 초과세수는 예측이 가능했었다는 것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과 세수는 지난해 높은 경상성장률과 올해 높은 경상성장률 예측치를 볼 때 충분히 본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눈길을 끄는 것은 기재부는 지난해 결산에서 국세 수입은 344조1000억원인데 반해 당초 올혜 본예산 국세수입은 343조4000억원으로 편성됐다. 나라살림연구는 "지난해와 올해 경상성장률이 6%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올해 국세 수입이 작년 결산치보다 적게 걷힐 것이라는 본예산 예측은 잘못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초과세수 문제는 무능력에 기초한 무능이든, 의도된 무능이든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느낀 정부에 과소추계된 세수 전망을 제시해 ‘적자 국채’ 발행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질 것이지 말 것인지를 선택을 강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적자국채 발행 등을 우려해 신중하게 재정을 운영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거둔 세금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정부가 된다.

기재부의 세수추계 문제는 이미 지난해 불거져 감사원 감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인데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세 징수자료와 예측 시뮬레이션 방법 등이 공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나라살림연구소는 정부가 제한적으로 공개한 국세세입 징수자료를 토대로 정부보다 먼저 초과세수 규모를 발표했다. 그러자 기재부는 그나마 공개했던 국세세입 징수자료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초과세수 더더욱 베일에 쌓이게 된 셈이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예산 검토와 심사 등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정당국을 대상으로 국정조사 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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