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만들고 덜 팔아도…완성車 너도나도 두둑히 벌었다
글로벌 완성차메이커, 올해 1분기 실적
생산·공급·고객인도 줄어도 수익성은 ↑
비싼 車 판매 늘고 판촉 등 비용은 줄여
'공급자 우위' 시장 지속…판가인상도 수월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독일 고성능차 브랜드 포르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4억7000만유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정도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8.2%로 1년 전보다 2%포인트 올랐다. 러시아 침공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이 지난해 1분기보다 줄어드는 등 악재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거둔 성과다.
고가 브랜드 벤틀리 역시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대폭 좋아졌다.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2% 늘어난 1억7000만유로. 이탈리아에 적을 둔 또 다르 고성능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올해 1분기 매출 증가분을 웃도는 영업익 증가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 기록을 이어갔다.
‘실적잔치’는 고가 브랜드만의 일은 아니다. 현대차 현대차 close 증권정보 005380 KOSPI 현재가 604,0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663,000 2026.05.20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클릭 e종목]"현대차, 피지컬AI 선도 가능...목표가 66만원→95만원" 70대·20대 개미의 투자법, 이렇게 달랐다 외국인 6조 순매도…코스피 7200선 마감 는 올해 1분기에 전 세계 판매량이 전년 보다 10%가량 줄었음에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16% 정도 늘었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에 육박,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기아 기아 close 증권정보 000270 KOSPI 현재가 154,9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162,500 2026.05.20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외국인 6조 순매도…코스피 7200선 마감 현대차·기아, '발명의 날' 맞아 사내 특허 경연대회 개최 외국인 '팔자'…7400선 내준 코스피 는 1조60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을 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지난달 광주글로벌모터스 야적장 상당 부분이 비어있는 모습. 경차 캐스퍼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부품수급난 탓에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하면서 야적장이 비어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최근 나온 도요타의 지난해(2021년 4월~2021년 3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도 회사 설립 후 가장 많은 규모로 집계됐다. 북미·유럽권에 적을 둔 스텔란티스 역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415억유로로 작년보다 12%가량 증가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주요 완성차업체가 일제히 호실적을 낸 배경은 비슷하다. 흔히 얘기하는 ‘제품믹스 개선’은 돈 되는 차, 즉 비싼 차를 많이 팔았다는 얘기다. 고가브랜드를 비롯해 전기차·하이브리드 같이 좀 더 비싼 친환경차, 같은 모델이라도 상위트림을 많이 팔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저마다 환율효과도 톡톡히 봤다. 현대차·기아, 도요타 등은 자국 내 생산차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은데, 환율이 오르면서 같은 물건을 팔아도 더 많은 돈이 들어오게 됐다. 기아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원 차이가 날 때마다 220억원 정도 수익이 왔다갔다 한다.
고수익차종 판매 늘고 환율여건도 우호적
생산차질로 공급자 우위 지속…판촉비용 ↓
원자재 가격 올라도 판매가격 손쉽게 반영
비용도 줄였다. 전 세계 완성차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미국 내 인센티브를 줄인 게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내 신차판매 인센티브는 평균 1466달러 수준으로 한 달 전에 비해 7%,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50% 이상 낮아졌다. 미국에선 제조사가 신차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딜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구조인데, 최근 늘어난 수요에 견줘 생산·공급물량이 부족해진 터라 인센티브도 없애거나 대폭 줄이는 추세다.
문제는 앞으로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올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쟁·코로나 재확산 같은 이유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완성차 메이커 상당수는 경영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한목소리로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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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공급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완성차메이커는 이러한 비용인상 요인을 제품가격에 어렵지 않게 반영하고 있다. 신차를 내놓거나 연식변경 등을 하면서 가격을 대폭 올려도 살 사람은 산다는 기류가 완연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아예 고객인도가 밀려있는 점 등을 이유로 같은 제품도 그때그때 가격을 바꾼다. 전 세계 완성차업계에 한꺼번에 들이닥친 반도체난을 악재가 아닌 호재로 보는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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