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문전약국’, 시장질서 교란… 호객행위 해당"
재판부 "차량 제공 행위, 환자들 약국 선택권 침해… 소비자 유인"
1심 "환자 유치위한 호객행위"→2심 "약국 선택권 침해 증명 안 돼"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종합병원 인근에 있는 이른바 ‘문전약국’ 약사들이 안내도우미를 고용해 특정 약국을 안내하고 무상으로 차량을 제공하는 것은 호객행위에 해당해 약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문전약국 약사들이 합의 하에 정한 나름의 기준에 따라 환자를 유인한 경우에도 약사법이 금지하는 ‘호객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선언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2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약국 개설자인 A씨 등은 2017년 7월 용역회사를 통해 안내도우미를 공동으로 고용해 의사의 처방내용이 약국에 전송되지 않은 이른바 ‘비지정 환자’에 대해 16개 회원 약국에 미리 정해진 순번대로 안내하기로 하는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옛 약사법은 약국 개설자 등이 현상품, 사은품 등 경품류를 제공하거나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등의 부당한 방법이나 실제로 구입한 가격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해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이 고용한 안내도우미들은 서울 송파구 소재의 한 병원에서 환자에게 다가가 ‘약국 지정하셨습니까, 약국 안내해 드릴까요?’라는 등의 말을 걸며 이미 배정된 약국 순번에 따라 A씨 등의 약국으로 안내하는 등 호객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는 약사법이 금지한 호객행위의 고위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A씨 등이 호객행위를 했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불특정 다수인 환자의 약국 선택에 영향을 주는 행위이므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호객행위를 한 것"이라고 봤다.
반면 2심은 "공동도우미 제도가 호객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불특정 다수인 환자들의 자유로운 약국 선택권을 침해하거나 의약품 판매 질서를 어지럽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음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약국을 정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접근해 자신들이 속한 순번 약국으로 안내하면서 편의 차량을 제공한 행위는 환자들의 약국 선택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약국들이 영리 목적으로 담합해 비지정환자들에게 자신들의 약국들로만 안내한 것으로 ‘공동 호객행위’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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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환자들에게 편의 차량을 제공하는 것은 환자들이 약국을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어, 상급종합병원 인근에 위치한 다른 약국들과의 관계 등에서 의약품 시장질서를 해할 가능성도 크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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