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문디 CIO "Fed·ECB 기준금리 인상 속도 차이로 유로 약세 지속"

세계경제 불안 탓에 달러 초강세…20년 만에 '1유로=1달러'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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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20년 만에 '1유로=1달러'의 패리티(Parity)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빈센트 모티에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럽 경제의 침체 위험을 경고하며 올해 안에 유로 가치가 달러와 등가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고 주요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는 유럽 최대 규모인 2조유로가 넘는 자금을 운용한다.

모티에르 CIO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운용의 초점이 다르다며 이에 따라 유로가 달러에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Fed가 통화정책 운용의 중심을 물가 억제에 두는 반면, ECB는 유로존 회원국 정부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통화정책 운용 방향의 차이는 Fed와 ECB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서 차이를 유발하고 결국 올해 안에 유로 가치가 달러 가치와 등가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티에르 CIO는 "유로존 경제는 저성장 혹은 침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향후 6개월 안에 유로와 달러의 가치가 동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도입된 유로는 새로운 통화에 대한 의구심 탓에 유로존 회원국의 기존 통화와 혼합 통용되던 초기 몇 년간 달러보다 낮은 가치를 유지했을 뿐 2002년 이후로는 항상 달러보다 높은 가치를 지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전에는 유로 가치가 사상최고치로 올라 당시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6달러에 육박했다.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05달러 수준으로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5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유로는 지난 6개월여 동안 달러에 10% 가량 약세를 나타냈다.


Fed가 최근 두 차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총 0.75%포인트 올린 반면 ECB는 아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최근 유로존 물가가 급등하면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모티에르 CIO는 ECB가 기준금리를 크게 올릴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모티에르 CIO는 유로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빠지면서 ECB는 부채 비율이 높은 회원국의 차입 비용 증가를 걱정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성장률 둔화가 ECB의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로·달러 환율 추이   [이미지 출처= 블룸버그]

유로·달러 환율 추이 [이미지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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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에르 CIO는 ECB의 통화정책상 물가 목표는 2%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이는 ECB 정책 목표의 3순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ECB는 유로존 회원국간 차입 비용 격차를 줄여 유로존 통합을 추구하고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물가 안정보다 더 우선순위에 둔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모티에르 CIO는 올해 하반기에 ECB가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Fed의 경우 오는 6월과 7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추가 인상하고 이후 이어지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0.25%포인트씩 계속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6월 인상폭이 0.5%포인트가 아니라 0.75%포인트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Fed는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티에르 CIO는 ECB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다면 기준금리를 1.5%로 올리겠지만 ECB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티에르 CIO는 "ECB는 유로존 회원국 정부 부채 규모와 회원국 정부의 자금 조달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며 "ECB는 회원국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국방비 증가 등의 정치적 과업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CB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지원책을 종료한 뒤 취약한 회원국의 차입 비용 증가를 막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계속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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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에르 CIO는 하지만 독일,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반대로 취약 국가들만을 위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ECB가 기준금리 인상을 천천히 하는 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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