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법안 완성… 檢 ‘권한쟁의·수사’ 투트랙
文 정부 ‘공직자범죄’ 수사 유지 관건… 기존 수사 마무리 가능성
한동훈 "수사 실무 체계정비… 가능한 수단 신중히 검토할 것"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검찰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항의 표시로 줄사표를 내기보다는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한 분위기다.
검찰은 법안의 위헌성을 따지기 위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와 수사가 진행 중인 문재인 정부 공직자범죄 사건을 마무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시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이나 ‘월성 원전 의혹’ 등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범죄에 대한 수사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 중 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범죄는 경찰로 넘어가게 됐다. 또한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되는 4개월 뒤부터는 검찰의 수사 권한이 사라지기 때문에, 법 시행 전까지 추가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검수완박 법안에 따라 수사 검사가 기소할 수 없는 구조가 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실상 원활한 기소를 위해서는 4개월이라는 데드라인이 정해진 셈이다. 결국 검찰은 남은 기간 현 정부 직권남용 등 수사에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직접 수사가 가능한 부패·경제범죄에서 검찰의 전문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업이 연루된 경제범죄나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몰두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현 정부 공직자범죄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다. 4대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법 시행 전부터 수사 중인 해당 범죄 사건을 경찰로 넘겨야 한다는 부칙이 없어 기존에 진행하던 사건은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검찰이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애초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5일 발의한 개정안에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지방경찰청이 승계하도록 한다’는 부칙 조항이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부칙 조항이 삭제된 채 통과됐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 후보자는 수사 실무 체계를 정비하고, 가능한 수단을 신중히 검토해 대응할 계획이다.
한 후보자는 무소속 양향자 의원실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무리한 입법 추진으로 범죄자들은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고 힘없는 국민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이 생겼다"며 "검찰의 직접 보완 수사나 보완 수사 요구가 폐지된다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진다. 중요범죄의 대응 역량도 저하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일반 서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검찰의 수사기능을 박탈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면서 "실무 체계를 정비하고, 가능한 수단을 신중히 검토해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또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관련해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20년 폐지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과 관련해 "합수단 형태의 전문부서 신설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합수단은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주가조작과 같은 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해오며 ‘증권가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추미애 전 장관 시절인 2020년 1월 검찰 직접수사 부서 축소 방침에 따라 폐지됐다. 이후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대형 금융범죄가 연이어 터지며 합수단 부활 주장이 나왔으나, 추 전 장관은 "금융을 잘 아는 죄수를 활용해 불법 수사를 하는 곳", "부패범죄의 온상"이라며 선을 그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주가조작 수사·처벌 등 제재 강화를 공약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합수단을 대신해 만들어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협력단)의 정식 직제화를 논의하는 등 합수단 부활을 검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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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는 "합수단 폐지 이후 금융시장이 혼탁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신설된 협력단으로는 속도감 있는 수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공정한 금융시장 조성 및 투자자 보호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음에도 (합수단이) 폐지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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