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정권'·'CVID' 말 꺼낸 주한美대사…커지는 한반도 '강대강' 우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북한을 '불량 정권(rogue regime)'이라고 부르고, 그간 바이든 정부에서 거의 쓰이지 않았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미국의 목표와 부합한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7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CVID가 "어려운 목표", "매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하고 매우 단호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CVID가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구축·확대·심화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엔 결의와 자신의 약속들 및 국제 협정을 위반하는 북한의 불량 정권에 맞서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한다는 우리의 억제 정책에 부합한다"고도 말했다.
CVID는 전임인 트럼프 정부 초기에 사용된 북한의 비핵화 목표로, 북한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면서 트럼프 정부 후기와 바이든 정부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골드버그 지명자가 CVID를 대북 비핵화 목표로 적시하며 다시 이를 소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불량 정권'은 대북 강경노선을 탔던 부시 행정부가 사용했던 용어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임기초인 2017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불량 정권'으로 지칭한 바 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09~2010년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역임한 대북제재 전문가이자 대북 강경파로 분류된다.
주한 미국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윤석열 당선인 측이 CVID를 언급한 것과도 맞물린다. 워싱턴을 방문한 박진 한미정책협의대표단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셔먼 부장관 면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CVID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전을 구현한다는 당선인의 대북 정책을 설명했다"며 미국 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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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모두 CVID 등 북핵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북한의 '강대강' 원칙을 감안하면 향후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골드버그 지명자의 'CVID', '불량 정권' 발언은 미국 관료들의 기본적인 대북 인식이 강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새 정부에서 '비핵·번영' 정책을 이끌 사람들도 모두 강경론자들로, 향후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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