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두 사람은 대선이 끝난 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두 사람은 대선이 끝난 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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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끝났지만 끝난 게 아닌듯한 분위기다. 상대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말폭탄이 오간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간 갈등이다. 곳곳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정치사에 없던 일이다. 지켜보는 이들의 걱정이 크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갈등이 이렇게까지 치닫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리더십을 분석할 때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골간이 되는 것은 성격이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평소 어떤 행태를 보였는가, 의사결정 스타일은 어떠한가 등이 통치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대표적인 게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경영인으로 성공한 이 전 대통령, 18년 간 은둔 생활을 거쳐 정치권에 진출한 박 전 대통령의 성장 과정과 성격은 그대로 통치에 투영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정두언 전 의원의 진단대로 ‘비즈니스 정치’를 했고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를 부른 ‘문고리 정치’에 빠졌다.

지금 펼쳐지는 신구 권력의 갈등도 기본적으로 이런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문재인 vs 윤석열, 두 사람의 충돌 밑바탕에는 ‘원칙주의 성격’, 다르게 표현하면 ‘고집’이 있다. 감사위원 선임 문제 등 인사 관련 엇박자는 이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현에 따르면 원칙주의자다. 유연성이 부족하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격인 것도 참고할만하다. 윤 당선인은 한 번 결정하면 그냥 직진하는 성격이다. 그의 한 측근은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을 추진하는 과정은 그가 이준석 대표를 ‘패싱’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과정과 닮았다. 밀어부친다. 문재인 윤석열, 두 사람은 다른 듯하면서도 같다.


줄리 바틸라나 하버드대학교 비즈니스스쿨 교수와 티치아나 카시아로 토론토대학교 교수가 쓴 <권력의 원리>에는 권력에 대한 주목할 만한 통찰이 담겨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권력과 힘에 관한 최고의 안내서’를 자부하는 이 책에 이런 대목이 있다. ‘힘을 얻고 나면 으레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공감 능력이 줄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충동성이 강해지고 나는 뭔가 특별하다는 생각이 파고든다. 사람이 힘을 갖게 되면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권력은 불과 같고 권력은 마약과 같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가 보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충돌 막후에는 한국은행 총재 선임을 둘러싼 갈등,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한 샅바싸움, 지방선거를 겨냥한 지지층 결집 노림수 등도 존재한다. 향후의 정치적인 세 결집과 집권 이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사전 터닦기를 둘러싸고 힘겨루기가 펼쳐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어쩌면 앞으로 두 사람의 정치적인 운명과 결부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의 성격이 에베레스트라면 이것들은 봉우리들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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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곧 퇴임한다. 그가 지금 떠올려야 할 경구는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이다. 윤 당선인은 곧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가 지금 떠올려야 하는 경구는 ‘권력은 나누는 것이다’이다. 두 사람 다 성격이 강하기에 경구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만나기야 하겠지만 두 사람은 너무 멀어졌다. 그래서 지금 펼쳐지는 갈등은 서막에 불과하다. 미래권력인 윤 당선인이 현재권력이 된다고 변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의 ‘직진 행보’는 아직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소종섭 정치사회부문에디터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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