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 여정-차로 달리는 고성 해파랑길 봄맞이 드라이브

파란하늘과 초록빛 바다, 빨강색 비치 글차가 봄정취를 풍기는 켄싱턴비치

파란하늘과 초록빛 바다, 빨강색 비치 글차가 봄정취를 풍기는 켄싱턴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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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쪽빛바다에 설레 봄, 푸른하늘에 빠져 봄 원본보기 아이콘


파란하늘과 초록빛 바다, 빨강색 버스가 봄정취를 풍기는 켄싱턴비치

파란하늘과 초록빛 바다, 빨강색 버스가 봄정취를 풍기는 켄싱턴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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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쪽빛 바다로 이름난 뒷장해변을 따라 거진해안도가 이어지고 있다.

고운 쪽빛 바다로 이름난 뒷장해변을 따라 거진해안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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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과 백섬를 잇는 137m의 해상전망대는 바다위를 걷는 즐거움을 준다

해변과 백섬를 잇는 137m의 해상전망대는 바다위를 걷는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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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 대진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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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 대진항의 풍경

최북단 대진항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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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장해변에서 해초류를 채취하는 어민

뒷장해변에서 해초류를 채취하는 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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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가는길에는 금강산콘도와 마차진 해변이 있다

통일전망대 가는길에는 금강산콘도와 마차진 해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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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절기상 춘분을 지났지만 동장군이 심술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꽃샘추위에 강원 산간에는 눈폭탄을 맞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계절의 변화는 무시 할 수 없습니다. 내린 눈이 곳곳에 쌓여 있지만 한결 누그러진 바람에 봄기운이 물씬 풍겨옵니다. 강원도 고성으로 달려갑니다. 겨울을 밀어낸 해안가 파도는 포근합니다. 이번 여정은 쪽빛 파도와 봄내음을 맡으며 걸을 수 있는 '해파랑길'입니다. 동해를 박차고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친구삼아 걷는다는 뜻을 지닌 길입니다.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장장 750㎞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입니다. 이중 최북단인 고성 구간(46~50코스) 해파랑길을 달려봤습니다. 걷는 게 아니라 달렸다는 표현에 이게 ´뭔소리야´ 라고 생각 하신 분들도 있겠지요. 해파랑길을 오롯이 즐기기 위해선 걷는 게 최고의 여행이 맞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고육지책으로 사람들과 접촉을 최소화 하는 드라이브 여정을 택했습니다. 걷는 길 못지않게 50여km에 이르는 드라이브는 들쑥날쑥한 동해안의 절경과 바닷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침을 가르는 경매 소리와 어부들의 바쁜 손길들로 포구는 시끌벅적 싱싱하게 살아 움직입니다. 파도가 갯바위를 때리는 해안도로를 느긋하게 달려도 좋고, 사람이 뜸한 백사장을 거닐어 봐도 좋습니다. 그뿐인가요. 해파랑길 끝자락 통일전망대에 서면 금강산, 해금강 등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집니다.


봄기운을 찾아 나선 드라이브 여정의 목적지는 강원도 고성이다. 미시령 터널을 지나자 눈덮인 설악산과 백두대간 줄기가 아직 겨울의 풍취를 그대로 전해준다. 고성으로 들면서부터 크고 작은 해변과 항구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설악산에서 마주친 바람과 사뭇 다르다.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지는 고성의 해변은 직선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 7번 국도를 따라 3자 모양의 해안선을 그리며 연결된다. 걷는 여정이라면 들락날락 없이 해안과 함께 하지만 차는 해변으로 들고 나고를 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속초 장사항을 지나 본격적으로 46코스 고성구간이 시작된다. 걷는 길은 한 코스당 짧게는 10km부터 길게는 16km 정도이지만 드라이브 여정은 총 50여km를 달린다.

오른편으로 바다를 길동무 삼아 7번 국도를 달리다보면 가장 먼저 반기는 해변이 켄싱턴리조트를 끼고 있는 켄싱턴비치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것은 빨간색 2층 버스인 더블 데커다. 정식명칭은 '루트마스터'다. 반세기 이상 런던 거리를 누비며 명실공히 영국을 대표해온 더블 데커는 2005년 12월 9일 마지막 운행으로 중단됐다. 켄싱턴 비치에 있는 버스는 바로 그 역사적인 런던의 명물 오리지날 더블데커를 들여 온 것이다. 초록빛 바다와 파란 하늘과 빨강버스가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누구나 이풍경 앞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다.


비치를 나와 봉포항을 지나면 청간정을 만난다. 고성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청간정은 설악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만평청파가 넘실거리는 기암절벽위에 아담하게 세워져 있다. 1530년(중종15년)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정자에서 내려다보면 밀려오는 파도가 마치 뭉게구름이 일다가 안개처럼 사라져 가는 황홀경을 느낄 수 있다.


청간정을 지나 아야진의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문암항으로 향한다. 문암항 인근에는 해안 바위가 기묘한 형상을 한 능파대가 있다. 능파대는 타포니라고 불리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신비롭고 다양한 느낌을 주는 거대한 바위군이다.


백도, 자작도, 삼포, 봉수대 등 이름도 예쁜 해변을 차례로 지나면 석호인 송지호에 닿는다. 철새가 머무는 도래지이기도 하다. 5층 건물 높이의 철새관망타워에서 떼 지어 날아드는 철새들의 군무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송지호는 민물만이 아닌 짠물이 섞여 겨울에도 잘 얼지 않고, 먹이가 많아 철새들에게 좋은 쉼터가 된다.


송지호를 지나 공현진 해변에서는 포구보다 북쪽의 방파제와 연결된 스뭇개바위를 먼저 찾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옵바위로 알려져 있는 일출명소다. 갯바위가 길게 늘어선 스뭇개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은 일찌감치 사진작가들 사이에 정평이 나있다.


북쪽으로 이어질수록 길은 더 한적해지고 운치는 더해진다. 거진항에서 화진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꼭 가봐야 한다. 길을 비록 짧지만 파도가 넘실거리는 갯바위를 따라 달리는 맛은 매혹적이다.


거진 해안도로에는 모래가 없는 뒷장해변이 있다. 해안 전체가 바위다. 바다는 바닥이 환히 비칠 정도로 투명하고 쪽빛 물결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담고 있다. 수심이 얕은 갯바위에선 주민들이 돌미역 등 해조류를 채취하느라 분주하다.


뒷장 해변 부근에 백섬이 있다. 신기하게도 평소에는 그냥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으나 일출 일몰때 바라보면 부처가 누워 있는 화불과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해변과 백섬을 연결하는 해상 전망대는 인기명소다. 폭 2.5m에 해수면으로부터 4~25m 높이로 길이는 137m에 이른다. 전망대로 가는길에 바다를 내려다보면 유리구슬처럼 투명하고 고운 쪽빛 바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안도로 끝에는 다시 설명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유명한 화진포다. 송지호와 함께 동해안 최대 석호인 화진포의 둘레는 16㎞에 이른다. 넓은 갈대밭 위로 수천 마리의 철새와 고니가 날아들고 울창한 송림이 빼어나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기붕 전 부통령, 김일성 북한 주석 별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해양박물관에서 시작해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을 지나 수변을 따라 화진포를 한 바퀴 도는 코스는 드라이브나 산책길로도 그만이다.


저 멀리 국내 최북단 항구인 대진항과 대진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늘어선 배들이 햇살을 받아 파도에 고개를 끄덕이고 갈매기들도 정박한 고깃배들 사이로 오가는 날갯짓이 여유롭다.


대진등대는 다른 등대와는 달리 낭만보다는 분단과 적대, 그리고 긴장이 느껴지는 곳이다. 등대는 1973년에 세워졌다. 지금이야 대진에서 북쪽으로 마차진을 넘어 제진까지도 고갯배들이 넘나들지만 유신선포 직후 남북의 갈등이 가장 첨예하던 시절에는 대진 등대가 곧 북방어로한계선의 기준이었다.


대진항을 지나 북쪽으로 달리면 마차진 해변에 금강산콘도가 있다. 금강산관광의 상징이기도 한 콘도이지만 여행길이 끊긴 지금은 한적함이 감돌고 있다.


바다를 끼고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명파해변에서 끝난다. 열려 있는 최북단의 해변이 바로 명파이다. 이곳은 최북단의 마지막 해변이라는 상징만으로도 가볼 만한 곳이다. 해변에는 이중삼중의 철조망이 쳐져 있고 경고 문구를 적은 팻말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삼엄한 분위기다.


여기까지 왔다면 해파랑길 마지막 코스인 고성 통일전망대가 지척이다.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북녘 금강산을 바라보면 국토 분단의 아픔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은빛으로 일렁이는 물결들의 춤사위는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구선봉, 해금강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고성=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출발하면 인제를 지나 미시령터널을 나와 속초에서 북쪽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반대로 통일전망대서 남쪽으로 내려온다면 인제에서 진부령을 넘어 가는게 더 편하다.


△볼거리=왕곡마을은 강릉 최씨와 강릉 함씨 집성촌으로 북방식 전통 가옥이 보존되어 있다. 숙박 체험과 한과등을 맛볼 수 있는 집도 있다. 우리나라 최북단 사찰인 건봉사를 비롯해 DMZ박물관, 화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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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도치탕, 물회, 막국수가 이름났다. 물회는 가진항 활어회센터와 거진항 등이 유명하다. 직접 잡은 제철 생선을 넣고 채소와 초고추장, 얼음을 넣고 버무린다. 멍게와 해삼, 성게와 소라 등을 넣어 주는 집도 있다. 메밀로 국수를 뽑아 동치미 국물에 시원하게 말아먹는 막국수는 사계절 내내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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