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관리군만 30만명
의료 일선 과부하로 치료키트 전달 늦어
늦은 검사 통보에 동거가족 불안
미등록 외국인 치료혼선도 문제

20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를 옮긴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를 옮긴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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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영원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방역당국의 관리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속출하고 있다. 재택치료자가 200만명을 넘나들고, 집중관리군만 30만명을 웃돌면서 의료 일선의 부담이 과부하 된 탓이다. 60대 이상 고위험군 환자가 치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검사 도구조차 받지 못하는가 하면,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걸려 확진 위험이 있는 동거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미등록 외국인들은 비대면 진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오지 않는 ‘재택치료키트’

경기도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지난 14일 오후 가래와 인후통,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 날 오전 동네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더니 양성이 떴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격리 해제 하루 전인 20일까지 A씨는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등이 담긴 재택치료키트를 받지 못했다. 고위험군 재택치료 전화도 확진 사흘 뒤인 18일에서야 받았다. 기저질환까지 있어 명백한 ‘집중관리군’임에도 확진 당일 병원에서 처방해준 4일 치 약과 병원에 전화해 추가로 처방받은 약을 제외하면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한 것이다. A씨는 "다행히 큰 증상 악화 없이 넘어가고 있긴 하지만, 확진 초기 위중증이 되는 고위험군도 있을 텐데 이렇게 방치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확진된 서울 거주 60대 B씨도 사흘 뒤인 20일에야 재택치료 모니터링 전화를 받았다. 역시 재택치료키트는 감감무소식이다. B씨는 "몇 차례 (보건소 등에) 전화를 했는데 수량이 부족하다는 얘기만 돌아왔다"며 "언제 어떻게 악화할지 몰라 집중관리군으로 지정해 놨으면서 말만 집중관리군이지 실제 무엇을 집중해서 관리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동거가족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검사 수요가 폭증하며 PCR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틀 정도 소요되고 있는데, 출근 등 일상생활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확진자 동거가족인 30대 직장인 C씨는 "아내가 15일 확진 판정을 받아 일단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더니 음성이 나와 정상적으로 출근했다"며 "PCR 검사를 다시 받긴 했는데 주변에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한다"고 말했다. 17일 PCR 검사를 받은 C씨는 18일 오후 늦게 확진 문자를 받고 재택치료에 들어갔다.


미등록 외국인 치료 막막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지 못한 외국인도 재택치료 사각지대에 놓였다. 어학연수 비자로 입국한 캐나다 국적 D씨(26)는 지난 1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동네병원 여러 곳에 전화진료를 문의했지만 "외국인 등록 번호가 없어 접수할 수 없으니 보건소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외국인 등록증 발급을 위해 방문 예약을 잡았지만, 날짜가 4월이고 발급까지도 3~4주가 걸린다.


D씨는 어느 기관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 보건소에서는 "(미등록 외국인 대상) 진료비 지원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지만 해외 입국자 전담 부서에 연락해봐야 안다"고 답한 뒤 줄곧 연락이 닿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관리청, 담당 구청, 재택치료 행정안내센터 등에도 연락했지만 ‘보건소에 연락하라’거나 이미 전화를 했던 다른 유관 기관을 다시 연결해주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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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은 이에 대해 "미등록 외국인도 재택 진료가 가능하고 비용 지원도 된다"고 답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조사서에 ‘미등록 외국인’이라는 점을 기입한 후 보건소에 등록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질병청 홈페이지 등에는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고 일선 병원에서도 미등록 외국인 진료 대응법을 모르고 있는 상태다. D씨는 결국 동거인이 보건소를 방문한 다음에야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D씨의 동거인 박모씨(24)는 "보건소 담당자조차 ‘병원 대응이 이해되지 않는다, 의료 사각지대로 보인다’고 말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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