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모든 분야가 크게 변동하고 있다. 그중 유통 업계는 그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의 대면 접촉을 피했다. 그 결과 오프라인 유통의 매출은 감소했고, 온라인 소비는 증가했다. 특히 물류 서비스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라스트마일’이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라스트마일은 원래 ‘사형수가 집행장으로 걸어가는 마지막 길’을 뜻하는 용어였으나, 물류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배송되기 바로 직전의 거리’ 즉, 마지막 단계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최접점이자 사용자 경험이 형성되는 첫 번째 단계인 셈이다. 따라서 어떤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고객 만족도가 달라진다. 상품이 마음에 들어도 배송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상품에 대한 만족도가 절감되지만, 좋은 배송 서비스는 상품에 대한 호감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준다. 이는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데도 영향을 끼친다.
기업들이 라스트마일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배송 받기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 등의 세부적인 니즈에는 개인의 취향과 트렌드가 포함돼 있다. 기업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맞춤형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나아가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도 있다.
이미 전 세계 유통 기업들은 라스트마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06년부터 유로 프라임 멤베십 제도를 도입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당일 배송, 즉시 배송, 새벽 배송 등 서비스를 진화 시키며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 현재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른다.
월마트도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배송의 개념을 보다 넓혀, 부재 중인 고객을 위한 ‘인-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현관문까지가 아니라 냉장고까지로 라스트마일을 정의하고, 주문을 하면 월마트 직원이 고객의 동의 하에 냉장고 안에 물건을 채워준다. 배송 직원이 웨어러블 카메라를 착용해 고객이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상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하다.
이외에도 독일 고릴라스는 주문에서 배달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이 10분 이내다. 일본 이온그룹 맥스밸류도 다크스토어 입지 1.5㎞ 반경에 10분 배송을 제공한다. 또 런던 디자는 10분 초과 시 3개월 무료 배송이라는 파격적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국내는 쿠팡의 로켓 배송을 시작으로 마켓걸리의 새벽 배송이 등장하면서 라스트마일 배송 경쟁이 본격화됐다. 신세계 쓱 배송, 롯데 바로 배송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도 라스트마일 배송을 시작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 GS리테일은 플랫폼과 배달 라이더 공급사 인수·투자를 강화했고, CJ올리브영은 도심형 물류 거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500억원으로 업계는 2025년 5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2030년 약 5080억 달러(약 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결국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잘하는 기업이 살아남게 되는 컨센서스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라스트마일 자체가 과잉 경쟁이 되면 적정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타이밍이 올 수 있다. 기업은 상품 소싱이나 가격, 자체 브랜드(PB) 등 본질적 경쟁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