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靑으로는 안 간다"…'국방부 청사' 유력 검토
경호·보안 우려 덜 수 있지만, 국민 소통 한계 지적도
"용산 시대, 괜찮은 대안…소통 시간 별도 마련 필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국민의힘 제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국민의힘 제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보안 측면에서 당초 검토했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보다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인데,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면 기존에 머물던 국방부 이전도 불가피해 안보 측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5일 윤 당선인 취임 후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에 마련하는 방안 검토에 돌입했다. 윤 당선인 측 김은혜 대변인은 "용산을 포함해 여러 개 후보지를 놓고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서울청사 본관과 외교부 청사 등도 선택지로 남아있지만, 광화문에 비해 경호·보안 우려를 덜 수 있는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방부 청사는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보안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게 이점으로 꼽힌다. 유사시에 사용할 지하 벙커와 헬기장 등을 그대로 쓸 수 있는 데다, 청와대 영빈관을 대체할 국방컨벤션센터도 있다. 부지가 넓고 외부와의 차단이 비교적 쉽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광화문에 집무실을 마련할 경우 지하 벙커와 헬기장, 영빈관 등은 기존 청와대 시설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국방부 청사는 제반 시설이 갖춰져 있어 청와대를 온전히 시민들에게 개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치 측면에서도 현재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공원으로 조성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는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인수위 측은 설명했다. 국방부 청사로 이전할 경우 관저는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국방부 청사로 이전할 경우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로 이전하게 되면 기존 국방부도 다른 곳으로 이전이 불가피해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석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16일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국방부 청사는)지난 70년간 다져진 국방 시스템의 허브인 동시에 어림잡아 수십조 원의 세금이 투여된 국방 자산"이라면서 "이전에 필요한 최소한 시간과 공간이 반드시 보장돼야 하고 그러지 못했을 경우 피해는 안보의 공백이나 국방 자산의 매몰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방부를 이전하지 않고 공간 재배치를 통해 대통령 집무실을 청사 부지에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나, 이 경우 국가 중요 시설이 한 장소에 밀집돼 있어 안보 측면에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 전 실장은 "국방부 합참은 기본적으로 탄약이 장전된 무기가 상시 배치되는 곳인데 근접한 공간에 대통령이 상시 위치하고 있다는 것은 경호 측면에서 보면 어불성설"이라며 "전쟁이나 비상 상황에서 응급조치라면 모를까 대통령실이 국방부와 평시에 공존한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국방부 청사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취지인 '시민과의 소통'에 적합한 장소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경호·보안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만큼 개방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청와대와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고도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다만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의지는 확고하다고 전해진다. 김은혜 대변인은 "당초 정치개혁을 선언하며 청와대 밖으로 나오겠다고 한 건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소통이 중요하다는 (윤 당선인의) 오랜 의지 때문"이라며 "기존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강조했다.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다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남궁승필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방부 청사 부지가 매우 크고 지하 벙커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용산은 소통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대통령이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등 별도 시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AD

이어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이 함께 있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 공간이 문제가 된다면 국방부는 그대로 있고 합참 정도만 계룡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